◎국가조찬기도회 참석·북한설명회 “분주”/미 정치인과 직접접촉시도 등 파격적 활동 북한인사들의 최근 「워싱턴 행보」가 북·미간 화해무드와 맞물려 시선을 모으고 있다.
미의회가 주최하는 「국가 조찬기도회」 참석차 1일(미국시간)부터 워싱턴을 방문중인 장재철북한종교인협회장과 박길연 유엔주재북한대표부 대사등 북측일행 8명은 2일 조찬기도회에 참석한데 이어 3일 상오에는 카네기센터에서 코리아 소사이어티 주최 세미나에 참석,「북한 설명회」를 갖는등 눈에 띄는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이번 북측 방문단은 역대 방미단중 최대규모이며 미정치인과 직접접촉을 시도하는가 하면 북한세미나를 공개 개최하는등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 주목을 끌고 있다. 과거 다른 방문단과는 달리 매우 동적이며 종교행사의 방문목적을 훨씬 뛰어넘는 활동반경을 보였다.
더욱이 장협회장등은 미측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야 한다』는등의 북한측 정치논리를 적극 피력한 것으로 전해져 이번 방미의 정치적 색채를 짐작케 했다. 장협회장이 1일 초청자인 빌리 그레이엄목사등과 함께 전상원 군사위원장인 샘 넌상원의원을 만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조찬회동이 있던 이날 만남은 북한의 종교인과 미국의 전상원 군사위원장간의 회동이라는 외관자체부터 석연치 않았다.
북측 일행의 이번 방문은 지난해 제네바합의 이후 괄목할 정도로 변화한 양국관계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징표라고 할 수 있다. 2일 빌 클린턴대통령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외교사절등 3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가 조찬기도회에서 빌리 그레이엄목사는 예배도중 『북한 대표들의 참석을 환영한다』고 말했으며 이에 북측일행도 박수를 치는등 적극성을 보였다. 현직 미국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에서 북한대표들이 소개되는 초유의 일이 미국의 수도 한복판에서 벌어진 것이다.
북측 일원인 김종수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부대사의 경우 국무부로부터 여행허가를 받아 이번에 처음으로 워싱턴을 방문했다. 그는 앞으로 개설될 워싱턴주재 북한 연락사무소의 초대소장직을 맡게될 것이란 설이 유력하게 나도는 인물이어서 미정부의 사전배려 차원에서 초청된 것으로 관측됐다. 북측 종교인 일행이나 김부대사나 모두 구색을 갖춘 「정중한 초대」를 받은 것이다.
워싱턴 방문에 앞서 뉴욕 시카고 필라델피아등을 들른 북측일행은 워싱턴에 이어 노스 캐롤라이나도 여행할 예정이어서 자본주의 미국의 다채로운 모습들을 현장에서 「실감」하고 돌아가게 된다.
북측 일행의 이번 방미는 북한을 국제사회에 본격 데뷔시키려는 미국의「호의」에 대해 북한이 적극 호응하는 제스처를 보인 양국간 「호흡 맞추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워싱턴=정진석특파원>워싱턴=정진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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