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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동 전대법관 회고록/「판사실에서 법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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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동 전대법관 회고록/「판사실에서 법정까지」

입력
1995.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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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법관생활 정리 “양심고백”/유신치하 정치재판 부끄러움등 증언 박우동(61)전 대법관이 33년간의 법관 생활을 「양심 고백」형식으로 회고한 저서를 냈다.

 60년 판사로 임관, 86년부터 대법원판사와 대법관을 지낸 뒤 93년 법원행정처장을 맡았다가 사법부 개혁의 소용돌이속에서 물러난 박전 대법관은 최근 「판사실에서 법정까지」라는 이 저서에서 우리 사법부가 정치적 격동속에서 겪은 파란의 역사를 진솔하게 증언하고 있다.

 박전 대법관은 문민정부하에서 겪었던 개혁 파동을 회고하면서 『내가 한 재판에 한점 잘못이 없었노라고 자신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이라고 유신치하에서 강요당했던 정치재판의 치욕을 상기하며 부끄러운 심정을 피력했다. 『93년 6월말 서울민사지법의 단독판사들이 과거 정치권력에 무력하게 침묵했던 사법부의 반성과 개혁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채택, 대법원장에게 전달했다. 의견서를 읽고 내가 소장판사들에게 대답할 수 있는것, 그것은 「미안하다」는 한마디뿐이었다』

 그는 이어 86년 간첩사건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려 했으나 좌절된 경험을 설명하며 『조작성이 강한 사건을 그냥 넘기고 만 것이 두고 두고 꺼림칙했다. 고뇌의 흔적도 없이 중형을 때린 원심판사들이 원망스럽기까지 했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5·16직후 「판사 특별교육」에 불려 나가 혁명공약을 외고 정신교육을 받아야 했던 일, 중앙정보부가 신청한 영장을 기각했다가 봉변을 당한 일등을 소개하며 『1인 전횡체제에서 법관들이 다치지 않고 지낸다는 것, 그것은 비굴한 것을 참는 것을 의미했다』고 회고했다.<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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