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지구의 환경변화는 전체적으로 정상이 아니다. 일본엔 대지진, 유럽엔 겨울홍수와 강풍, 미국동부는 거꾸로 난동현상등 이상 투성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닌듯 가뭄이 심각한 상황으로 번져가고 있다. 당장 남부가 급박하다. 대도시인 부산과 포항엔 절수비상이 걸려 급수체제가 바뀌었다. 그밖의 도시와 농촌도 크게 다를 바 없다. 다가오는 농사철의 농업용수도 큰 걱정이고 공업용수의 위기도 턱에 닿았다. 생활용수조차 언제 끊길지 모를 만큼 최악의 상황이 예상된다.
지난해 여름부터 계속된 가뭄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갈수기를 맞아 일부 댐과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낸지 오래다. 근본적으로 강수량이 모자란다. 작년의 강수량은 평년의 74% 수준에 그쳤고 그나마 남부는 51∼65%를 기록했다.
환경부는 지난 달 가뭄 장기화와 식수난에 대비, 5단계 대책을 마련했다. 처음엔 절수홍보에서 시작해 제한급수―격일급수―조업중단으로 이어지고 막판엔 운반급수 계획도 세웠다는 것이다. 지역에 따라 이미 격일급수가 실시된다니 마지막 단계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단계적인 대책과 아울러 정부는 물 가두기와 수자원 개발을 강화할 예정이기는 하나 과연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 벌써부터 의문이고 암담할 따름이다. 기상청의 장기예보조차 당분간 큰 비는 기대하기 어렵다니 더욱 어둡기만 하다.
그렇다고 하늘만 쳐다보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고통의 분담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우선 버리는 물이 없을만큼 절수의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흔한게 물이니 물 쓰듯 한다는 생각부터 깨끗이 씻어내야 할 것이다. 가뭄대책의 기본은 절수에서 찾을 수밖에 달리 방도가 없다.
물은 생명과 생존의 근원이다. 문명의 터전은 물을 끼지 않고 상상마저 할 수 없는 일이다. 물 기근은 생활과 농업, 그리고 산업 전반에 큰 재앙을 불러일으킨다.
가뭄 여파가 심상치 않다. 농수산부의 추산에 따르면 가뭄이 계속될 때 올해 쌀 수확은 생산목표의 26%까지 감산될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논물 가두기와 지하수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 피해는 훨씬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한다.
결국 대한해의 극복은 절수와 물가두고 물줄기 찾기에서 얻어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자명해 진다. 우리가 합심하고 합력하면 최악의 재앙은 모면하리라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자연의 시련을 견디고 이기는 길은 인력에 달렸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시기를 놓치지 말고 물을 아끼며 물을 찾아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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