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음악으론 “경이적 기록” 「모래시계」의 열기가 음반계까지 뜨겁게 하고 있다. SBS의 드라마 「모래시계」의 테마음반은 방송이 시작된 지 한달만에 드라마 음악으로서는 경이적인 3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작곡가 최경식씨가 담당한 「모래시계」 테마음악은 60년대의 유럽적 분위기를 띠고 있다. 최경식씨와 김종학PD가 영화 「대부」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냄새가 나는 음악으로 방향을 잡고 1년6개월간 작업을 한 결과 이 전략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14곡의 테마음악 중 가장 화제가 되는 곡은 구소련의 노래인 「백학(THE CRANES)」과 파가니니의 음악을 편곡한 혜린의 테마 「서로 다른 연인」.
가수이자 시인인 러시아의 이오시프 코브존의 굵고 매력적인 음색이 돋보이는 「백학」은 60년대 구소련의 젊은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노래이다. 국립음악사범대학에서 공부한 이오시프 코브존은 59년에 음악을 시작해 30여년간 국민가수로 사랑을 받아 온 러시아의 인민예술가이며 현재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 삼성나이세스가 출반한 음반에는 「이연」으로 제목을 바꾼 연주곡만 수록돼 있고 뮤직라인이 내놓은 음반에는 원래의 「백학」이란 제목으로 이오시프 코브존의 노래까지 들어 있다.
알 가무자토프가 작곡하고 시인인 야 프렌켈이 작사한 이 노래는 당시 소련의 사회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반전의 메시지를 짙게 깔고 있어 「모래시계」의 암울한 내용과 일치하고 있다.
<피비린내 나는 전장에서 돌아오지 않은 병사들이 남의 나라 땅에서 죽어 백학으로 변했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들은 날고 있고 우리에게 애원합니다 우리는 하늘을 쳐다보며 침묵합니다>피비린내 나는 전장에서 돌아오지 않은 병사들이>
최경식씨는 광주민주화항쟁과 삼청교육대등 무거운 장면을 받쳐 줄 음악을 놓고 고민하다가 우연히 이 노래를 듣고 무릎을 쳤다. 그리고 곧바로 러시아로 날아가 저작권 계약을 맺었다. 값은 단돈 3천달러(약2백40만원).
최씨는 『오래된 노래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만약 조금만 더 비쌌다면 영원히 소개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뜨거운 호응에 즐거워하고 있다.
『이 음악을 듣고 있으면 모든 여자가 혜린처럼 보인다』는 농담같은 찬사를 받고 있는 혜린의 테마 「서로 다른 연인」은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소나타 12번을 최씨가 편곡한 음악이다. 신인가수 서리은의 독특한 허밍 창법이 혜린을 둘러 싼 미묘한 현실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평이다.<권오현기자>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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