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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열사 한맺힌 숨결 그대로/7월 「기념관」개관 옛 드용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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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열사 한맺힌 숨결 그대로/7월 「기념관」개관 옛 드용호텔

입력
1995.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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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봉특파원 헤이그 「역사의 현장」 르포/버려진건물 옛모습 간직/현지언론 큰관심 「프리덤파이터 리」 잘알아【헤이그=한기봉특파원】 88년전 우리 민족의 한이 맺힌 역사의 현장은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네덜란드 헤이그 와건스트라트 124번지 옛 드용(DE JONG)호텔건물은 일성 이준(일성)열사가 1907년 고종황제의 밀사로 제2차 만국평화회의에 파견돼 을사보호조약의 무효를 외치다 망국의 한을 품은채 순국한 역사적 현장이다.

 한 세기 가깝도록 아무도 돌보지 않던 이 곳이 광복 5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의 성지로 가꿔진다. 한국일보사와 국가보훈처가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협찬으로 이 건물을 「이준열사기념관(가칭)」으로 가꾸기로 한 것이다. 비용은 전경련이 회원들에게서 갹출해 본사에 기탁한 4억원으로 충당된다.

 현지에서 4년여동안 기념관 건립을 추진해온 이기항(59)사단법인 이준아카데미원장은 열사의 숨결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느끼려는듯 폐허가 된 이 방 저 방을 안내하며 감회에 젖었다.

 못 쓰게 된 수도꼭지, 내려앉은 벽장, 먼지 쌓인 벽난로, 흉물스럽게 드러난 철골들이 그동안 부랑자들의 하룻밤 숙소로 버려졌던 옛 호텔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연면적 1백80평인 3층건물은 이미 이기항씨가 소유주인 헤이그시로부터 20만달러에 매입계약을 맺었다. 이씨는 설계사무소에 의뢰, 건물상태를 정밀측정중인데 되도록 호텔의 외양과 실내를 옛모습 그대로 복원해 기념관을 꾸밀 계획이다. 

 그러나 1층에 세든 당구장 주인이 60여년간 영업해온 연고권을 주장하고 있어 이열사 순국 88주기인 7월14일께 우선 2,3층만을 기념관으로 개수해 문을 열게 된다.

 기념관이 생기면 이 곳은 유럽 유일의 한국 독립운동 성지가 된다. 네덜란드 언론도 이준열사기념관 건립계획을 여러차례 보도, 헤이그 시민은 한국여행객을 만나면 「프리덤파이터 리(FREEDOM FIGHTER LEE)」를 아느냐고 물어볼 정도다.

 기록에 의하면 열사는 1907년 6월25일 드용호텔에 들어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려 했으나 일본의 방해공작으로 실패하자 이 곳을 무대로 네덜란드 외무대신등 각국 대표들을 상대로 한국의 독립을 호소하는 외교활동을 펴다가 7월14일 순국했다. 열사의 시신은 이 호텔에 2일간 안치됐다가 7월16일 이상설대표와 호텔주인에 의해 4떨어진 뉴에이크앤다운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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