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서부 강범람… 이재민 25만명/화란 제방붕괴 우려 25만명 대피/사망·실종 30명… 공장·학교 휴업/“온난화때문” 거론뿐 구체원인 못밝혀 서부 유럽은 금세기 최악의 홍수로, 북유럽은 강풍을 동반한 폭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북미대륙의 동부지역에서는 전례없는 이상난동현상이 계속 되는가 하면 서부에서는 지난 1월 기록적인 폭우로 수재를 겪었다. 기상전문가들은 북반부를 휩쓴 기상이변의 원인을 속시원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돌아온 엘니뇨 현상」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나 지구온난화현상 또는 지난 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폭발이 원인이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지난 1주일여동안 하늘이 뚫린 듯 쏟아진 폭우로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벨기에등 북서 유럽의 강들이 범람, 1일 현재 사망및 실종자가 30여명에 달하고 25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특히 국토의 절반이 해수면보다 낮은 네덜란드는 강물이 계속 불어나면서 제방붕괴에 따른 대재앙이 우려되고 있다.
다행히 독일 벨기에및 프랑스 일부지역에서는 이날부터 폭우와 홍수가 서서히 줄어들고 있으나 네덜란드의 경우 독일등 상류지역에서 흘러드는 강물이 불어나면서 제방이 붕괴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가장 큰 피해를 본 프랑스는 전체 96개 도중 절반가량인 43개 도가 홍수피해를 입었고 4만여 가옥이 침수됐으며 도로 8백여곳이 유실됐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동북부 아르덴주의 경우 뫼즈강 수위가 지난달 31일 사상 최고치(6.06)에 도달, 인근 기베마을 주민 1천여명이 대피했으며 샤를빌 소재 시트로앵 자동차공장이 폐쇄됐고 각급 학교가 휴교에 들어갔다.
또 파리의 센강도 강 수위가 정상치보다 크게 높아지면서 강변 도로가 폐쇄됐으며 유람선을 포함한 선박운행이 전면금지됐다.
1일로 접어들면서 프랑스 서부 지역에서는 강물이 줄어들고 있으나 동부에서는 아직도 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되는 네덜란드는 지난달 31일 네덜란드로 흘러드는 라인강 수위가 금세기 최고치에 육박하는등 독일과 프랑스의 상류지역에서 흘러드는 수량이 점점 늘어나 여러 강둑이 붕괴될 위험에 처해 있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 정부는 암스테르담 남동쪽 70지점의 틸과 쿨렘보르그 지역 주민들에게 긴급대피령을 내리는등 동부와 남부의 25만여 주민들에 대한 소개작전에 들어갔다. 이같은 소개령은 지난 53년 홍수이래 최대 규모다.
독일에서는 쾰른시 지역의 라인강 수위가 상승, 도시의 절반이 물에 잠기는 바람에 시민들은 보트를 이용해 통행하고 있다. 또 라인강 유역인 본 프랑크푸르트 코블렌츠등의 피해도 상당해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 독일정부는 피해지역 대책을 위해 군과 경찰을 투입했다.
이밖에 벨기에 네덜란드 스위스 오스트리아등도 홍수로 인해 수많은 마을들이 침수됐으며 공장과 학교가 문을 닫는 사태가 속출하고 교통마비 통신중단등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기상이변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그 원인을 속시원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유럽의 기상전문가들은 유럽의 대홍수가 세계적 기상이변의 한 현상이라거나 토지이용등의 변화에 따른 물줄기 변화가 최악의 홍수를 몰고 왔다는 분석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자동차 배기가스등 대기오염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현상이 대홍수의 원인일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그 역시도 설왕설래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독일 라인란트 팔츠주 환경장관이 『전후 50년동안 인류는 자연을 유린해 왔다』며 『라인강은 우리의 방식이 틀렸음을 경고하고 있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파리=한기봉특파원>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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