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학 벽에… 3∼5년 창작중지/한국에 입힌 상처 일서 치유해야” 9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일본작가 오에 겐자부로(대강건삼랑·60)는 1주일전 탈고한 3부작 「타오르는 푸른 나무」를 끝으로 앞으로 3∼5년간 창작을 중지하겠다고 말했다. 오에는 1일 하오 크리스챤 아카데미 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작가들이 소설쓰기가 어려워진 시대상황을 설명하고 『내 작품을 비롯해 일본문학이 벽에 부딪쳤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크리스챤 아카데미 창립 30주년 기념 한일 심포지엄(2∼3일)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한 그는 「해방 50년과 패전 50년―화해와 미래를 위하여」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에서 3일 김지하시인과 함께 주제발표·토론을 하게 된다.
그는 회견에서 시고쿠(사국)의 고향산골이 작품 속 역사와 신화의 모태였다고 설명하고 이제는 한계에 이르렀음을 시사하면서 『좀 더 공부해 세계가 화해로 나가도록 이끄는 작품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작품이 난해하다는 평에 대해서는 『앞으로 청소년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감명깊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깊은 통찰력이 담긴 소설을 쓰겠다』고 다짐했다.
국제사회에서의 일본의 역할을 침략과 전쟁으로 인한 상처 치유와 화해를 위한 노력이라고 말한 그는 『헌법에서 영구평화원칙을 삭제하려는 일본의 움직임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국등이 일본으로 인해 입은 상처를 치유해야 하며 일본도 핵피해등 전쟁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야 한다』며 일본은 이러한 목적과 실현방법에 모순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체와 국가 속에서 인간영혼의 구원문제를 다룬 3부작 「타오르는 푸른 나무」는 전24권의 오에전집을 준비중인 고려원이 지난달 첫권으로 제1부 「구세주의 수난」을 번역, 출간했으며 5월까지 나머지 2권을 내놓는다.<김범수기자>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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