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명인사에 분명한 거취 요구/김 대통령 펴보일 「설구상」주목 김종필 전민자당대표가 설을 전후해 세규합공세를 본격화할 때 김영삼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하며 지방에서 정국구상에 몰입했다.
정국상황이 고비를 맞았음을 반영하는 김대통령의 「침묵구상」이 과연 어느 시점에 어떤 내용으로 표출될 지는 속단키 어렵다. 하지만 과정이야 어떻든 김전대표가 하루 아침에 적대관계로 돌아서서 현정부에 「대항하는」정치세력의 구심점이 된 상황은 여권핵심부의 선택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하고 있다.
물론 현재까지도 여권은 겉으로 JP쪽 규합세력을 『개발독재시대의 수구적 기득권세력, 또는 자리보전에 불안감을 느끼는 소외세력』이라며 무게를 두기 싫어하는 눈치이다. 또 섣부른 여권의 대응은 자칫 JP세를 과대포장하는 역효과만 낳을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JP신당의 정국파장을 예단하기 힘들고 JP측의 손짓을 받는 TK소외그룹등이 뚜렷한 입장표명을 유보하는등 여권의 주도적 정국스케줄을 제약하는 「불확실하고 유동적인」뇌관들이 깔려있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김대통령이 「침묵의 끝」에 와 있다는 관측이나 여권관계자들이 단순한 집안단속을 넘어서 적극적 대처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은 이런 맥락이다.
금주부터 표면화할 여권의 타개카드는 일차적으로 여권내의 「불안요인」제거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명백히 친JP이거나 반YS로 분류되는 10여명의 이탈을 기정사실화하면서 관망 또는 동요하는 인사들을 여권중진인사들이 개별접촉, 분명한 거취를 결정토록 함으로써 JP색채가 당내의 분란소지가 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다음은 인사카드이다. 이와관련, 한 여권 소식통은 『비록 JP문제가 빗나가기는 했지만 김대통령은 당의 제도적 개혁에 이은 인적개혁을 예정대로 진행시키는등 큰 그림을 계속 그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집권당의 리더십확보를 위한 당직개편의 초점은 대표를 비롯한 6역의 인선이다.
이에 관한 관측은 여전히 분분하나 JP신당을 견제하는 당의 새로운 위상을 감안할 때 김윤환 정무1장관등 민정계의 실세중진이 대표를 맡고 최형우 이한동의원 등 4∼5선급의 중진들이 요직을 맡는 「실세―실무―협의체」성격의 지도체제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와 함께 당운영에서 과거 집권당과 차별화하는 제반 개혁조치들을 가시화하는 것이다. 이는 『JP신당이 출범, 보수적 중산층기반과 내각제를 내세우더라도 인맥과 체제에서 3공의 틀을 재현한 시대착오적인 정치집단에 불과할 것』이라는 여권의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JP신당이나 여권의 정국대응방식등을 보는 여론의 시각은 의외로 냉담해 정치권의 소용돌이가 어떻게 귀결될 지는 쉽게 장담키 힘들다.<이유식기자>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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