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근불가원이란 말로 그 관계가 설명되는 한일양국은 서로 닮은 점도 많다. 우연의 일치지만 양국 집권여당의 탄생과정만 보더라도 신기한 느낌이 들 정도로 똑같다. 두나라 정권 모두 3개 정당이 모여 이뤄냈다. 우리나라 현정권은 90년 민정당 민주당 공화당이 모여 만든 민자당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일본의 현내각은 자민당 사회당 신당사키가케가 야합한 정권이다. ◆우리나라의 민정당과 민주당이 손잡은 것을 한때 이해하기 어려워 했듯이 일본서도 자민당과 사회당이 한솥밥을 먹는 것을 납득키 어려워한다. 민정당과 민주당이 그랬듯이 자민당과 사회당도 여야정당으로 한치의 양보도 없이 정권 다툼을 해온 것은 잘 알려진 일인데 두나라 모두 어제의 적이 정권의 동반자가 되는 깜짝쇼를 연출했다. 이처럼 출생과정이 닮은 양국 집권여당이 요즘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것마저 또한 같다. ◆민자당은 김종필 전대표의 퇴진을 둘러싸고 몸살을 앓고 있고, 일본은 무라야마(촌산부시)총리의 사회당이 냉전체제가 무너진 상황에서 재창당문제를 둘러싸고 시끌벅적하다. 김대표가 신당인 「자유민주연합」 창당을 시사하듯, 일본사회당도 야마하나(산화정부)전위원장이 이끄는 「신민주연합」측이 사회당의 리버럴신당으로의 변신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탈당도 불사하겠다며 우선 별도의 원내교섭단체구성을 선언한 바 있다. ◆양국 여권의 진통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모르지만 정계개편의 기폭제가 될 것은 틀림없다. 금권정치에 물든 일본정계나 최근 어떤 조사에서 5점의 최저평점을 받은 우리정치가 이번 기회를 정치선진국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을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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