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대 민중문학의 선구적 작가요, 비평가였던 고 팔봉 김기진(1903∼1985)선생의 삶과 인간적 내면을 그린 책이 나왔다. 「아버지 팔봉 김기진과 나의 신앙」(정우사간)은 딸 김복희(67·성악가)씨가 지켜본 아버지이야기다. 이 책에는 1923년 당시 기자이던 팔봉이 길 잃은 딸을 찾아서 서울시내를 뒤지고 다니던 이야기등 가족사적인 일화에서부터 격동의 한국 현대문단을 살아가는 한 문인의 모습등이 솔직하게 소개되고 있다.
제1장 「그리운 아버지」에서는 일제하 토월회로 신극운동을 이끌던 당시의 활동과 낭만파 「백조」동인으로 시작, 경향문학이론을 국내에 도입하면서 카프(KAPF)계열의 선두에 섰던 이야기, 그 이후 이념문학을 포기했던 내력들을 「팔봉문학전집」등 지상에 발표됐던 글과 저자의 회상으로 정리했다. 또 태평양전쟁후 전쟁을 지지하는 글을 발표한 동기, 44년 반일문인단체 「조선문인보국회」에 가담, 독립투쟁자금 조달에 앞장서다 일본 헌병에 체포되기도 했지만 남겨 놓은 친일문자를 부끄러워했던 팔봉의 참회록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또 2, 3장에서는 어머니의 극진했던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청전 이상범 무용가 최승희등 예술가들과의 만남을 소개했다. 문학평론가 홍정선 시인 이용상씨 등 주변사람과 친지들의 회상도 책 마지막에 덧붙어 있다.
일제하 탐미주의문학에 맞서 프롤레타리아문학을 제창하며 장편 「해조음」 「청년 김옥균」을 썼고 해방이후 역사소설 「통일천하」 「군웅」 「성군」등을 냈던 팔봉의 삶은 89년 「팔봉문학전집」(문학과지성사간·전6권)으로 정리된 바 있다.<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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