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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품 사용설명서 너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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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품 사용설명서 너무 어렵다

입력
1995.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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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작동절차… 난해한 용어… 몰라서 못써/20∼30개 기능중/겨우 3∼4개만 활용/“다기능”은 그림의 떡 최근 한 대학교수는 대기업에서 만든 무선전화기를 샀다. 이 전화기는 여러 기능이 있는 비싼 제품이었다. 전화기를 작동하기 위해 설명서를 읽다가 너무 어려워 포기하고 같은 전화기를 사용중인 친지의 도움으로 겨우 몇 기능을 작동시킬 수 있었다. 요즘 가전사들은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다기능 제품이라고 선전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VTR 전자수첩 냉장고 전화기 세탁기등의 20∼30여개 기능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 겨우 3∼4개 기능을 활용할 뿐이다. 사용설명서가 너무 어렵고 작동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사용설명서를 읽어도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난해한 용어사용과 복잡한 작동절차를 표현한 난삽한 설명때문이다.

 일부 VTR제품의 설명서는 예약녹화를 할 경우 예약버튼을 누르고 녹화채널을 맞춘 다음 시작시간버튼 종료시간버튼등 6∼10개 이상의 버튼을 눌러야 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을 설명한 내용을 알기 어렵고 실제로 작동하기도 힘들어 상당수의 소비자들이 예약 녹화기능 사용을 포기하고 있다.

 전자수첩의 경우도 이미 작성해 놓은 스케줄을 바꾸려면 변경 기능을 작동시켜야 한다. 스케줄 변경을 하려면 4∼5개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작동 설명이 복잡해 이 기능을 쓰지 않는 소비자들이 많다.

 일부 냉장고 제품의 냉동실 온도조절기능도 마찬가지다. 사용설명서에는 온도조절기능을 작동시키려면 온도 버튼을 누르고 쾌속냉동버튼은 강으로, 쾌속냉장은 약쪽으로 조절한 다음 온도시간 버튼을 3번 더 누르라고 돼 있지만 강약 방향표시가 제품에 명확하게 돼 있지 않아 주부들은 이 기능을 쓸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코드없는 전화기와 미니컴포넌트제품의 경우도 사용 설명서에는 「LED디스플레이기능」 「멀티핸디기능」 「원격조정수광부」 「그래픽음질조절」등 읽어봐도 알 수 없는 용어들로 가득차 설명서를 읽고도 기능을 작동 못 시키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사용 설명서가 너무 어려워 일부 소비자들은 아예 설명서를 읽지도 않고 버리고 손끝의 감으로 기기를 작동시키는 경우도 있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문은숙부장은 『기업들이 신제품을 내놓을 때 다양한 기능이 있다고 자랑만 할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그 기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쓴 설명서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며 『이런 쉬운 설명서를 내놓는 것이 각 가전사 제품이 세계화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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