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삼보사찰 중 승보사찰인 전남 승주군 송광사 국사전(국보 56호)에 보존돼 온 보물 1043호 고려 16국사 진영 16폭중 청진국사 진영을 비롯한 13폭이 도난당했다. 이 사찰 벽송스님은 28일 낮 12시께 점심공양을 마치고 국사전 앞을 지나다 앞문의 창호지가 예리한 칼로 찢겨져 있고 벽에 걸려 있던 16폭의 국사진영중 13폭이 없어진 것을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범인은 국사전 뒤쪽 벽 아랫부분에 직경 40㎝의 구멍을 뚫고 들어가 국보인 국사전도 훼손했다.
도난당한 보물은 보조국사를 비롯한 고려시대 국사 16인의 진영(길이 1백34.8㎝, 폭 77.4㎝)들로 1세 보조, 2세 진각, 14세 정혜 국사의 진영을 제외한 13폭이다. 이들 진영은 두루마리형태로 표구돼 국사전 벽에 걸려 있었는데 도난당한 13폭중 3폭은 예리한 칼로 그림부분만 오려졌으며 나머지 10점은 통째로 없어졌다.
조선 정조 4년(1780년)에 그려진 16국사 영정은 90년에 보물로 일괄지정됐다. 송광사가 배출한 16국사는 고려시대 국가의 사표로 국왕의 스승인 왕사보다 지위가 높은 최고의 승려들이다.
경찰은 27일 하오6시 대청소를 마친 뒤 문을 잠갔다는 스님들의 진술에 따라 내부사정을 잘 아는 문화재 전문절도범의 소행으로 추정, 수사중이다. 송광사는 74년에도 소장중이던 보조국사 목조삼존불감(목조삼존불감·국보 42호)을 도난당했다가 83년 되찾았었다.<서사봉기자>서사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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