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 성문화 제동·관념변화 고려/성인·청소년구분 「이중처방」건의 검찰이 27일 연극 「미란다」와 한국판 「펜트하우스」지를 음란물로 판정, 관련자를 사법처리키로함에 따라 성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은 법정으로 옮겨지게 됐다.
검찰은 두 사안이 「예술의 한계를 법으로 재단할 수 있는가」라는 오랜 논란과 함께 우리 사회의 성관념에 대한 규범을 제시한다는 점을 의식, 사법처리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특히 펜트하우스 잡지의 경우 세계무역기구(WTO)체제 출범으로 임박한 문화산업 개방으로 몰려올 외국의 저급 문화상품에 대한 사법적 허용기준을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결국 ▲연출자 불구속기소 ▲배우 기소유예 ▲출판사대표 약식기소등 최소한의 사법처리를 결정하고 『성인대상 작품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하되, 청소년들의 보호장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건의, 「이중처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조치는 검찰이 92년 소설 「즐거운 사라」의 저자 마광수 교수를 구속기소한 것과 비교할 때 상당히 관대한 것으로, 시대변화에 대한 검찰의 인식이 변했음을 보여준다.
검찰은 『예술계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면서도 저질 성문화상품으로부터 사회를 보호하고, 동시에 국제사회에서 문화상품 수입을 제한하는 문화후진국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고심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포르노그라피를 표방한 영화 「너에게 나를 보낸다」등이 엄청난 관객을 모을 정도로 성관념이 변화, 예술과 외설의 한계도 불분명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도 「음란물」의 개념을 가치 중립적인 「성적 표현물」로 바꾸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아직은 이런 새로운 개념과 기준이 국민에게 거부감을 줄 우려가 크고, 저질문화의 홍수를 초래할 것이 명약관화해 절충안으로 두 사건에 대한 「가벼운」 형사처벌을 선택했다.<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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