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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고학 「고신석기」 개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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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고학 「고신석기」 개념 등장

입력
1995.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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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재 교수 제주 고산리유적 연구 도입/“소형석기 돌화살촉·토기 함께 발굴/12,000∼8,000년전 역사공백기 메꿔” 우리 고고학에 「고신석기(PALEO-NEOLITHIC)」라는 새로운 개념이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대 임효재 교수는 2월 일반에 배포될 「동아문화 32집」(서울대 동아문화연구소간)에 발표할 논문「한일 문화교류사의 새로운 발굴자료」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있다. 이 주장은 지난해 8월 발굴된 제주 북제주군 한경면 고산리유적에 대한 연구성과를 토대로 하고 있다.

 임교수는 『토기와 함께 정삼각형 혹은 이등변삼각형의 소형 돌화살촉 4백여점이 발굴된 고산리유적은 우리 역사의 공백기였던 1만2천∼8천년전 유적이며 이 시기를 「고신석기」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소형석기를 표준유물로 하는 「고신석기」는 빗살무늬토기를 표준유물로 하는 신석기와 본질적으로 다른 개념이라고 밝혔다. 소형 석기(특히 화살촉)는 구석기시대의 거대동물이 절멸하면서 새로 등장한 멧돼지 작은 새 사슴등을 사냥하기 위해 고안한 발명품. 소형 석기는 새로운 환경에서 무용해진 타제석기(구석기)와 이후 수렵채집이나 정착생활이 시작되면서 등장한 토기(신석기) 사이에 존재했던 특이한 유물이라는 것이다.

 서양에서는 이 시기를 「중석기」로 지칭하지만, 고산리유적에서는 소형석기와 함께 토착생활을 의미하는 토기가 발굴되고 있으므로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다는 게 임교수의 설명이다. 일본은 토기와 소형 석기가 함께 발굴되는 이 시기를 신석기와 구분하기 위해 「초창기」라는 개념을 쓰고 있다.

 이 유적에 대한 연대추정은 먼저 고산리 돌화살촉이 발굴된 지층 위에 형성된 황갈색 화산재층에 근거하고 있다. 화산재는 6천8백여년 전 일본 규슈(구주)지방에서 가장 큰 화산폭발이었던 기카이 아카호야화산의 재로 밝혀졌는데, 이같은 사실은 고산리유적이 일단 현재 우리나라 최고의 신석기유적인 오산리유적(강원 양양군·BC 5000)보다 앞선 유적임을 증명한다고 임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또 일본의 유사한 유적인 나가사키현 기타마쓰우라군 후쿠이 동굴유적과 에히메현 미가와무라의 가미구로이와(상흑암)바위 그늘 유적을 연대판정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모두 15개의 문화층으로 형성된 후쿠이동굴유적 제7층에서 크기나 모양이 고산리유물과 매우 흡사한 소형 돌화살촉이 쏟아져 나왔다는 것이다. 또 일본이 세계에서 토기를 가장 먼저, 그것도 자생적으로 개발해 사용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된 가미구로이와 유적의 제6층에서도 고산리유적과 흡사한 돌화살촉과 갈색 토기편이 다수 출토됐다. 이 유적은 과학적인 연대측정법의 하나인 방사성탄소 연대측정결과 1만85년전(3백20년 오차인정)유적으로 밝혀졌다.

 그는『일본 신석기연구의 권위자인 게이오(경응)대 에사카 데루야(강판휘미)명예교수도 「세계 최고의 자생적 토기문화로 알려진 일본 조몽(승문)문화의 기원이 바뀔 수 있는 중요 유적으로 생각된다」며 나의 견해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조몽문화에 대한 일본의 자부심이 깨질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서사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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