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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메탈/「철강=포철」 아성구축 줄달음(일본의 한국기업: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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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메탈/「철강=포철」 아성구축 줄달음(일본의 한국기업:3)

입력
1995.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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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저가격·빠른배달」 전략 주효/일업체와 직거래… 작년 순이익 7억엔 『우리 뜰에 못을 박았다』

 일본철강산업의 심장부에 뛰어 든 포철의 손자회사 「(주)포스메탈」에 대한 일본 철강업계의 속마음을 일본언론들이 표현한 말이다.

 포스메탈이 자리잡고 있는 지역은 신칸센(신간선) 고쿠라(소창)역에서 자동차로 20여분 거리인 기타규슈(북구주)시 와카마쓰(약송)구. 고쿠라역에서 도시산업도로를 죽 달려 포스메탈까지 가는동안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신일본제철의 도바타(호전)제철소가, 왼쪽으로 눈을 돌리면 신일본제철의 야하타(팔번)제철소가 보인다.

 포스메탈이 가동되기 이전부터 일본언론의 주목거리로 등장했던 포철의 일본시장진출은 지난해 11월2일자 아사히(조일)신문의 기획연재물 「흔들리는 생산현장」(제철소편)을 통해 더욱 상세히 알려졌다.

 「포스코 상륙」이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포철에서 생산된 각종 철강재를 현지에서 가공, 일본의 실수요자에게 공급하는 기타규슈(북구주)시의 「포스메탈」이 가동을 시작했으며 도쿄(동경)시내에 자리잡은 1백억원상당의 빌딩을 매입, 포철기술연구소가 입주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아울러 포스메탈의 준공식에 신일본제철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은 사실을 지적하면서 일본 철강업계가 포철의 일본 진출을 곱지 않게 바라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 포스메탈이 세워질 때 신일본제철의 손자회사격인 가시모토상점이 5%를 출자하려 했으나 신일본제철의 압력으로 포기하는 등 유·무형의 견제움직임이 있었음은 현지 업계에 파다하게 알려져 있다.

 포철의 일본시장 진출은 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88년4월 포철은 4천만엔의 자본금으로 오사카에 PIO(포스코 인터내셔널 인 오사카)라는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일본철강산업계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93년10월에 후지우라(등포)물류센터(사장 황목강인·아라키 야스히토)가, 94년9월에 포스메탈이 각각 설립돼 본격적으로 일본시장 진출이 시작됐다.

 일본 진출의 전초기지이자 종합사령탑격인 PIO(사장 정진희)는 설립 첫해인 88년에는 48억엔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90년에는 2백21억엔, 93년에는 3백50억엔으로 급성장했다. 각종 철강제품의 판매량도 88년 9만톤이던 것이 90년에는 3백53만톤, 93년에는 6백50만톤으로 늘어났다.

 5년여동안 「싸면서도 질좋은 포철제품」의 이미지를 일본의 철강수요자에게 심은 PIO는 93년 10월 일본시장 공략의 두번째 거점인 후지우라(등포)물류센터를 세웠다. PIO로서는 보다 성공적인 포철제품판매를 위해서는 「저스트 인 타임 딜리버리」(적시배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오사카(대판)부 이즈미오쓰(천대진)시에 마련된 후지우라물류센터는 16년전부터 포철과 거래를 해 오던 후지와라(등원)운수회사가 50%를, PIO가 30%, 효성과 쌍용이 각각 10%를 투자했다. 창고면적 3천6백70평, 보관능력 7만2천톤인 후지우라물류센터는 포철제품의 전용창고로 활용되면서 납기일을 열흘가량 단축시켰고 체선률(체선율)을 제로로 끌어내렸다.

 PIO의 정사장은 『후지우라물류센터가 끌어 올린 포철제품의 신용도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기타규슈(북구주)시에 세워진 포스메탈(사장 정준양)은 PIO와 후지우라물류센터에 경계의 눈길을 보내고 있던 일본 철강업계의 가슴을 덜컥 내려앉게 만들었다. 신일본제철의 주력 제철소를 양쪽으로 낀 곳에 터를 잡고 「포철알리기」에 첨병노릇을 할 것임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PIO가 50%지분을 가진 대주주이고 대우(25%) 현대(20%) 후지와라운수(5%)가 각각 참여한 포스메탈은 포철제품의 일본내 가공기지의 역할을 떠맡고 있다. 원료판매단계에서 1차가공을 마친 제품을 실수요자에게 직접 공급하는 단계로 발전,부가가치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 월평균 1만3천여톤의 가공능력을 가진 포스메탈은 점차 규모를 키우면서 설립 2년째가 되는 올해에는 매출액 44억9천4백만엔에 매출이익 6억9천3백만엔을, 96년에는 48억8천7백만엔의 매출액에 7억5천3백만엔의 매출이익을 올릴 계획을 갖고 있다.

 포스메탈의 정사장은 『물류센터에 이어 가공기지까지 마련해 놓았으니 일본 철강시장에 본격적으로 파고 들 체제를 어느 정도 갖춘 셈』이라며 『특히 포스메탈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 신일본제철의 중심시장이라는 점에서 일본 철강업계의 주목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PIO를 정점으로 후지우라물류센터와 포스메탈로 엮어진 포철의 일본 철강업계 진출은 『미쓰비시(삼릉)자동차에 한국제 강판이 쓰이기 시작했다』(일본경제신문 94년 4월20일자)는 사실보도에서 『이제 철강산업분야는 일본과 한국이 종래의 수직분업관계에서 수평분업관계로 바뀌어 가고 있다』(일간 철강신문 94년 11월10일자)는 현실진단으로 바꾸어 놓았다.<오사카=최성욱기자>

◎포철 일법인PIO 정진희 사장/도쿄-오사카-후지우라 연계 가공기지 확충(인터뷰)

 오사카(대판)에 자리잡은 포항제철의 현지법인 포스코 인터내셔널 인 오사카(PIO)는 일본시장개척에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포항제철의 첨병이다. PIO는 지난해 12월중순 세계적인 기업인 미쓰비시(삼릉)자동차와 납품계약을 마쳤다. 포철제품의 일본진출에 경계의 눈길을 보내고 있던 일본철강업계로서는 일대사건이었다.

 PIO의 정진희사장은 계약체결 후『그동안 애쓴 보람이 있었다. 처음에는 일본 철강업계의 견제때문에 수요자와 직접거래를 못하고 간접판매만 가능했다』면서 『한다리 건너 제품을 공급해 온 지 만6년여만에 일본 굴지의 기업과 직접 거래를 열 수 있었다』고 그동안의 고통을 털어놨다.

 『샘플을 제출하고 1년6개월동안의 까다로운 샘플검사과정을 지켜 보는 동안 마음도 많이 졸였다』는 정사장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일본 철강업계의 견제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PIO는 앞으로 도쿄(동경)의 포철연구소, 포스메탈, 후지우라(등포)물류센터등으로 구축된 기존 구도에 새로운 가공기지건설등의 보강책을 수립, 일본 시장점유율을 조금씩 끌어 올릴 계획이다.

 정사장은 『이제 첫번째 빗장하나를 연 셈』이라며 『고품질 저가격 최고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포철제품의 시장을 넓혀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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