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50개서 23개로/정씨일가 일선퇴진… 그룹운영위 참여/강원은 등 6사매각·10개사 분리 정세영 현대그룹회장은 25일 그룹계열사를 ▲중공업 ▲전자 ▲자동차 ▲화학 ▲제철·기계 ▲건설등 6개부문으로 나누어 전문경영인이 책임경영토록 하고 창업주인 정주영 명예회장 일가들은 경영일선에서 물러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대신 정회장 정몽구 정몽헌씨등 3명의 창업주 가족과 이춘림회장 등 3명의 전문경영인으로 구성된 6인 그룹운영위원회를 두어 그룹차원의 경영권을 행사토록 할 계획이다.
정회장은 이날 하오 그룹본사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소유―경영분리」방안을 발표하고 그룹계열사도 현재 50개에서 23개사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의 이같은 조치는 92년대선이후 정부당국의 「금융제재」에서 해금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평가되나 정씨일가가 그룹경영에서 완전히 퇴진한 것이 아니어서 정부당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정회장은 또 계열사가운데 강원은행등 6개사는 매각하고 현대백화점(금강개발) 현대해상화재보험 현대종합금융 문화일보(현대문화신문) 고려산업개발 현대종합목재 대한알미늄 현대알미늄 한무쇼핑등 10개사는 그룹계열에서 분리독립시키키로 했다. 또 현대엔지니어링등 11개 계열사는 현대건설 등 7개 주력업체와 합병하기로 했다.
정회장은 또 적극적인 기업공개와 주식매각을 통해 현재 60.8%로 돼있는 대주주 소유지분율을 97년까지 1단계로 40%이하로 낮추는등 단계적으로 낮춰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이백만기자>이백만기자>
◎“정부 제재완화 큰기대 안해”/정세영회장 일문일답/전문화해야 일류… 정치등 외도없을것
정세영 현대그룹회장은 25일 현대건설빌딩 12층 회의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세계무역기구(WTO)체제 출범에 따른 무한경쟁시대에 맞춰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경영을 혁신하고자 한다』며 『이번 조치로 정부의 현대그룹 제재완화에 대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회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전문업종별 경영체제 도입은 2세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하는가.
『WTO체제하의 무한경쟁시대에서는 「전시형 경쟁」에서 벗어나 「질의 경쟁」을 해야 한다. 모든 기업이 전문화해야만 일류가 될 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1세경영, 2세경영을 따질 때가 아니다. 능력있는 전문경영인이 일을 맡아야 한다』
―이번 조치이전에 정부와 사전교감이 있었나.
『지금까지 학계 언론계 정부 발표등의 주안점을 고려해 마련한 것이다. 정부가 제시하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이번 조치로 정부의 현대그룹에 대한 제재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나.
『이번 조치는 무한경쟁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한 것이다. 정부의 제재가 있었다면 이번 조치로 제재를 풀어주면 좋고, 하지만 큰 기대는 않는다. 회사가 잘되고 안되고는 우리에게 달려있다』
―체제변화이후 정주영 명예회장의 역할은.
『정명예회장은 가끔 회사에 나와 회사돌아가는 것을 물어보곤 하지만 이미 경영에서 손뗀지 오래다. 대규모 사업확장등 중대사안에 대해 단지 보고만 할 뿐이다』
―계열사 통폐합 후에도 2세경영인들의 직함이 계속 유지되나.
『정리하는데 약간 시간이 걸릴 것이다. 서서히 정리하고 이리저리 재검토하겠다』
―그룹에서 분리되는 기업은 2세들에게 나눠주나.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나눠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일부 계열사의 매각 또는 분리 시기는.
『가장 쉬운 방법은 기업공개다. 우선적으로 기업공개를 통해 하고 이런 것과 상관없이 매각도 조속한 시일내에 하겠다』
―발표문에서 「경영외적 요인에 의해 다시는 영향을 받지 않도록 기업경영에 전념」한다는 의미는.
『잘 알다시피 앞으로 정치 않겠다는 말이다』<유승호기자>유승호기자>
◎그룹운영위란/경영방향제시·부문간 기능조정/중대사안 발생때 전반지침 하달
이번 현대그룹의 조직개편에서 가장 큰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이 그룹 운영위원회다. 중공업 자동차 전자 화학 건설 제철·기계등 6개 부문별로 전문경영인을 전진배치시킨 대신 통괄기능을 그룹운영위원회가 쥐고있다. 원로회의라는 상징적인 개념으로 인식돼온 그룹운영위원회는 조직개편으로 실질적으로 그룹전체를 관장하는 기구가 됐다.
그룹운영위는 앞으로 그룹전체의 방향을 제시하고 각 부문간의 기능을 조정하는 한편 중대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전반적인 지침을 하달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그룹관계자가 밝혔다. 또 운영위의 간사가 재무팀과 인사팀으로 구성된 종합기획실장인 점을 감안하면 그룹 전체의 재정관리와 인사에도 관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종기실을 실무팀으로해서 돈줄과 인사권을 쥔 그룹의 머리인 셈이다.
그룹운영위원회의 무게와 위상은 멤버로도 드러난다. 정세영그룹회장 정몽구 정공회장 정몽헌 전자회장 이춘림 종합상사회장 이현태 종합화학회장 심현영 종합기획실장등 6명. 그룹의 오너와 각 부문을 두루 거친 전문경영인들로 구성돼있다. 운영위는 매달 1회 정기회의를 갖고 그룹의 중대사안이 생길때마다 수시로 소집된다.<이재열기자>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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