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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명보다 개당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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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명보다 개당을(사설)

입력
1995.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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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자당은 새해들어 정치의 세계화, 정치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당을 환골탈태하는 제2의 창당을 내세우며 당운영에 대한 개혁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김종필대표가 사퇴하는 진통까지 빚었다. 새로 마련한 당헌당규 등 운영안을 보면 처음 내걸었던 거창한 목표와 방향에 크게 미치지 못해 아쉬운 느낌을 주고 있다. 당명서부터 「모든 것을 쇄신하겠다」는 것과는 달리 당의 세계화에는 미흡하다.

 민자당이 먼저 당이름을 「통일한국당」으로 바꾸기로 하고 강령에서 「내각제」요소를 삭제키로한 것은 90년의 3당 합당 구도를 완전히 청산하고 김영삼총재가 이끄는 새로운 집권당으로 전환하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 가장 큰 관심사였던 각급 당직과 후보결정은 제한경선으로 마무리지었다. 즉 지구당에서의 국회의원 후보공천은 97년이후로 미루고, 시·도지부장과 중앙상무위의장은 자유경선하며, 오는 지방선거에서 시·도지사 후보의 경우 당무위가 선발한 3인의 예비후보를 1만명의 선거인단이 선출하고, 원내총무는 총재가 지명한 3명중에서 의원총회서 뽑기로 한 것이다.

 민자당은 이것만도 큰 개혁이라지만, 따지고 보면 이 가운데 시·도지사후보경선은 진전된 것이나 15대국회의원후보 공천권은 김영삼총재가 행사하고 당운영에 영향이 없는 중앙상무위의장과 시·도지부장만 자유선출케 한다는 것이다.

 사실 당의개혁, 특히 여당개혁의 요체는 관료적인 하향식체제를 상향식으로, 즉 모든 요직과 후보를 당원과 대의원들이 직선하는 당운영의 자율화다.

 중앙당직은 중앙에서, 국회의원후보와 기초의원·단체장은 지구당서, 광역의원과 단체장은 시·도지부에서 전면 자유경선할 때 참여와 책임의식으로 정치의 신뢰와 경쟁력은 제고되고 나아가 정치의 세계화도 이룩되는 것이다.

 돈 안드는 공정한 선거·깨끗한 정치를 위해 작년에 공포된 정치개혁법은 문민정부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그러나 이를 구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정당의 민주적 운영이 필수요건이다. 따라서 민자당은 이번 지방선거부터 각급후보를 지구당과 시·도지부의 당원·대의원들이 결정하고 첫번의 경험을 바탕으로 15대의원후보도 당원들이 내세우는 용단을 내려, 당개혁의 진면모를 보여야 한다.

 당이름을 바꾸고 부분 및 제한경선을 하며 5역회의를 6∼12역회의로 바꿨다고 당의 개혁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 특히 정치의 세계화를 달성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민자당이 진정으로 새시대를 주도하는 책임있는 집권당으로 새 출발하려 한다면 이 기회에 전면적인 당내 자유화의 틀을 세워야 한다.

 아울러 장차 당을 이끌 지도적인 인사들이 육성되고 부각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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