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의지 내비치며 시기선택 고심 암시 24일 귀국길에 오른 김종필전민자당대표의 흉중에는 어떤 선택이 들어 있을까. JP의 「미국구상」에 정가의 예민한 시선이 쏠려있다. 그는 귀국에 앞서 2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외국에 나와서 국내문제를 얘기하지 않는다』며 여전히 모호한 표현으로 일관했지만 간간이 의중의 일단을 내비쳤다.
김전대표의 미국구상중 최대 관심사는 신당창당여부다. 그는 『민자당대표직을 그만두고 어떻게 할지 다듬어놓은 게 있다』고 밝혀 신당창당의사를 시사했으며 『나는 편안하게 지내기 틀린 사람이다』는 말도 부연했다. 그의 측근들도 『주저앉으면 죽는다는 점을 JP가 제일 잘 안다』며 창당을 기정사실화했다.
신당을 창당한다면 그 시기는 언제일까. 이와관련, 김전대표는 교포환영만찬에서 『내 갈 길을 가는데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그 의미를 묻는 질문에 김전대표는 『세상 일은 다 시간이 있다. 아기가 너무 빨리 나오면 건강하지 못한 법』이라는 비유로 답변을 대신했다. 그러나 김전대표는 이어 『최선의 준비를 하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몇 번밖에 없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말해 창당시기로 고심하고 있음을 비쳤다.
김전대표는 또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충청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신당의 가닥을 시사하고 방미행사중 여러차례 「국가」 「민족」 「조국애」등의 표현을 구사했다. 이는 다분히 『지역주의를 볼모로 삼으려 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서 아울러 신당의 기반을 충청권에만 두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전대표가 표방할 노선은 보수적 개념의 정치안정과 번영이다. 그는 이런 명분을 통해 보수적 계층의 구심점을 지향하며 내각제를 제시하고 있다. 내각제는 현실적으로 TK(대구·경북), 야당의 호남세력중에 상당수가 지지하고 있다. 따라서 김전대표는 내각제를 고리로 광범위한 정계개편을 유도해내려는 장기적 구상을 가다듬고 있다는 것이 측근들의 얘기이다. 하지만 이같은 JP의 미국구상이 어떤 수순으로 구체화될지, 어떤 강도의 호소력을 지닐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포틀랜드=이영성기자>포틀랜드=이영성기자>
◎JP귀국전 기자간담회 내용/“앞으로 할일 대강 다듬어 놨다”
미국을 방문중인 김종필전민자당대표는 귀국에 앞서 23일(현지시간) 숙소에서 수행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자신의 향후거취와 신당창당여부등에 관해 심경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청와대에서는 여전히 당대표라고 하는데.
『한번 그만둔다고 했으면 그만 두는 것이다』
―김대중씨에 대한 고소를 취하한 배경은.
『하도 오래전의 일이라 정리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언제 신당을 창당할 것인가.
『주석을 달지말라. 앞으로 할 일을 대체로 다듬어놓은 게 있다』
―김용환의원을 만나 신당창당의 얘기를 나누었나.
『대통령후보경선때 김의원은 김의원대로, 나는 나대로 갈 길이 있었다. 그것도 이제 끝났다. 그동안 심심치 않게 만났다. 상상 많이 하는데 우정에 따른 회합이지 달리 생각할 것 없다』
―내각제에 대한 의견은.
『아직 내각제를 대외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선호하고 있다』
―귀국후 향후 거취를 밝힐 예정인가.
『때가 되면 앞으로 걸어갈 일들을 얘기하게 되겠지』
―15대총선때까지 국회의원이라고 말한 의미는.
『지역구민이 뽑아주었는데 당연한 얘기다. 난 편안하게 지내기는 틀린 사람이다. 내 값어치를 다할 생각이다』
―「영원한 2인자」라는 별칭을 벗어던질 것인가.
『국태민안에 도움이 된다면 뭐든지 하겠다』
―여권 핵심부에서 국태민안을 위해 도와달라고 제의한다면.
『문정수총장이 아직 대표직을 그만 둔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하길래 나는 이미 끝났다고 했다. 가정으로 묻지말라』<포틀랜드=이영성기자>포틀랜드=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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