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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로 승부“등록특허만 450개”/인텔사(세계기업이렇게 뛴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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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로 승부“등록특허만 450개”/인텔사(세계기업이렇게 뛴다:3)

입력
1995.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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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멤버 전원 과학자출신… 매출10% R&D투자 인텔은 기자의 방문취재에 매우 협조적이었지만 한가지만은 달랐다. 펜티엄칩을 만드는 공장내부 관람만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거절했다. 인텔을 방문하는 모든 손님은 촬영허가를 사전에 안 받을 경우 카메라를 휴대할 수 없다. 보안담당직원이 가방을 뒤진다.

 미국기업들은 유별나게 기술보호에 신경을 곤두세우지만 인텔은 더욱 민감한 것같았다. 수억달러를 들여 개발한 기술도 1, 2년만 지나면 복제(CLONE)로 쏟아져 나오는 것이 실리콘밸리의 현상이다. 인텔의 등록된 특허는 4백50개이고 2백50개가 특허국에 계류중이다. 60여명의 회사변호사가 때로는 법률회사와 함께 특허보호를 위해 파수를 선다.

 인텔은 처음부터 기술로 출발한 기업이다. 68년 회사창립시 주요멤버들이 모두가 과학자였다. 인텔창립의 주역이었던 봅 노이스는 집적회로를 발명해서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이고, 「실리콘칩의 성능이 18개월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세운 고든 무어도 화학교수 출신으로 현재 인텔의 회장으로 있다. 경영최고 책임자인 앤디 그로브사장도 화학을 공부해 박사가 된 엔지니어이다. 실리콘으로 마이크로프로세서 칩을 처음 만든 것도 인텔의 엔지니어인 테드 호퍼였고, 메모리 칩도 인텔이 개발했다. 인텔에는 엔지니어들이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는 것이 예사로 되어 있다.

 인텔의 기술은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에 집중돼 있으며 그 중에서도 펜티엄칩에 기술이 집약돼 있다. 펜티엄칩은 우표크기의 실리콘판에다 3백만개의 트랜지스터를 촘촘히 디자인해 넣어야 하는 하이테크 중의 하이테크이다. 펜티엄칩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인 서광벽씨는 『일본이나 한국의 삼성같은 반도체회사들도 이런 고난도 공정으로 메모리칩(DRAM)을 양산하는 첨단기술수준에 도달해 있다』면서 『그러나 마이크로프로세서 칩 기술은 고난도의 제조공정도 중요하지만  칩디자인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삼성반도체 근무경력을 가진 서씨는 『일본회사들이 미국회사가 개발한 고난도공정을 상업화하는데 크게 성공하고 미국회사를 메모리칩 생산에서 몰아냈으나 마이크로프로세서 디자인에서는 미국에 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직을 필요로 하는 칩디자인에서 한국과 일본사람들은 중국 월남 인도사람들에게 뒤지고 있다는 것이 실리콘밸리의 중론이다. 중국인보다 월남인이 낫고 월남인보다 인도인이 우월하며 그보다 월등한 것이 유태인이라고 보통 전해지고 있다.

 인텔처럼 R&D와 시설투자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는 기업도 드물다. 인텔은 94년 R&D에 11억달러(매출액의 10%), 펜티엄칩 공장건설등 시설투자에 24억달러를 투입했다. 인텔이 매출액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35억달러라는 천문학적 돈을 투자하는 이유는 인텔칩을 계속해서 PC의 기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기업생존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실리콘밸리(캘리포니아주)=김수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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