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기록 2천여쪽·증인만 90명/유무죄따라 엄청난 후유증 예상 검찰은 24일 부산만덕국교생 강주영(8)양 유괴살인사건 피고인 4명 전원에게 극형인 사형과 무기징역을 구형해 오는 2월6일로 예정된 선고공판에서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에 큰 관심이 쏠리게됐다.
특히 이 사건은 일반 형사사건에서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검찰과 변호인간에 피고인의 알리바이와 관련한 통화기록 및 사진조작여부등을 놓고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인데다 부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회가 피고인 가족들의 진정에 따라 이례적으로 고문여부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서 부산북부경찰서 경찰관 14명을 가혹행위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또 사건기록이 2천5백여쪽이나 되고 9차공판까지 법정에 나온 증인만도 90여명에 달해 유죄든 무죄든 판결결과에 따라 엄청난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검찰은 이날 결심공판에서 피고인들에게 사형등 중형을 구형해 당초 「공소유지에 자신이 있다」고 밝힌 입장을 전혀 굽히지 않았다.
검찰은 논고문을 통해 『원종성피고인등이 지존파사건등을 모방해 미성년자를 약취 유인, 살해한뒤 사체를 유기해 놓고도 반성하기는 커녕 알리바이까지 조작하는등 전혀 개전의 정을 찾아볼 수 없어 법정 최고형을 구형한다』고 구형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변호인단에서는 『원피고인등이 범행에 가담했다는 물증도 없을 뿐만아니라 피고인들의 알리바이가 명백히 입증됐다』며 시종일관 무죄를 주장해 최종 판결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경찰과 검찰은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알리바이를 깰만한 결정적인 물증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경찰 수사과정에서의 가혹행위는 거의 사실로 입증되고 공판과정에서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증거들이 계속 나와 많은 의문을 남겨놓고 있다.
검거된후 지금까지 유일하게 범행을 시인하고 있는 강양의 이종사촌언니 이모(19)피고인을 제외하고 원피고인등 나머지 3명은 경찰의 가혹행위등으로 범행을 시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원피고인의 경우 범행 당일인 지난해 10월10, 11일 고향인 장승포에서 대구의 여자친구와 10차례 통화한 기록이 한국통신에 대한 피고인측 요청과 재판부의 사실조회 결과 확인됐다. 또 남모(19·여)피고인의 경우도 범행당일 학교에서 직접 타자시험을 쳤다고 학교친구와 교수등 30여명이 법정증언을 한 상태다. 반면 검찰측 물증은 이피고인집에서 발견된 강양 사체와 범행에 사용된 테이프가 전부이고 경찰 초기 수사과정에서 피고인들의 자백등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어 「심증에 의한 수사」란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사건은 피고인들에게 무죄가 선고될 경우 수사기관의 위신 실추는 물론 검찰에 유리한 증언을 한 증인들의 위증이 문제가 되고 유죄판결이 날 경우에는 반대로 피고인측에 유리한 증언을 한 증인들에 대한 위증죄 처벌등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다.<부산=박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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