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강경파자극·여론악화 협상난항 예고/아라파트 팔과격파 통제력 상실도 난관 22일 이스라엘 나타니아시에서 발생한 회교과격단체의 폭탄테러사건은 향후 중동평화협상 전망에 심각한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이스라엘정부가 사건직후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가자및 요르단강 서안지역에 대한 전면봉쇄 조치를 내린데다 이스라엘내 정치권에 대팔레스타인 강경파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자치허용등 대아랍 평화노선을 추진해온 이츠하크 라빈이스라엘정권은 이번 테러사건으로 크게 두가지 딜레마에 봉착해 있다. 우선 라빈의 협상파트너인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장이 팔레스타인 과격세력에 대한 통제 능력을 상실했다는 점이 첫번째 난관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PLO가 주도하는 팔레스타인 자치를 허용하더라도 지하드등 과격단체의 테러로부터 실질적인 평화를 담보받을 수 없는 형국이다.
라빈정권을 곤혹스럽게 하는 또다른 암초는 아랍과의 공존을 거세게 반대하는 이스라엘내 강경파의 존재다. 특히 강경파의 핵심격인 군부 지도자들은 계속된 테러위협을 내세워 팔자치지역내 이스라엘군 철수불가를 주장하는등 라빈의 온건노선에 반기를 들고있다. 심지어는 79년 이집트와 평화협정을 체결하는데 「1등공신」이었던 에제르 와이즈만 이스라엘대통령도 PLO와의 평화협상을 중단시키고 협상을 전반적으로 재고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라빈에게 죽음을』이라는 시민들의 데모 구호가 공공연히 나올 정도로 국민여론도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따라서 이스라엘내 이같은 강성기류는 현재 진행중인 팔레스타인 2단계 자치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라빈총리가 자치지역 봉쇄조치와 함께 이스라엘내 수감된 6천명의 팔레스타인인의 석방 연기조치를 취하는등 강경대응으로 급선회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더욱이 2단계 자치협상은 팔레스타인 총선을 통한 자치확대를 핵심쟁점으로 하기때문에 양측의 이해가 첨예하게 맞서 협상진행이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강경대응이 과격 회교단체의 테러를 중단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라빈총리는 92년 4백명의 원리주의 세력을 레바논으로 추방하는 강경책을 썼지만 오히려 이들은 친이란계 헤즈볼라 세력으로부터 폭탄제조등 테러전법을 배우고 돌아와 골치를 썩기도 했다. 특히 이스라엘정부는 테러집단의 준동을 막기위해 수만명에 달하는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의 이스라엘 입국을 전면금지시키기도 했으나 이는 단지 자치지역내 실업사태와 사회불안이라는 역효과만 불러일으켰다.
라빈정권은 또 아라파트에게 계속 압력을 가할 경우 그의 입지가 더욱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폭탄테러로 중동평화협상의 전도는 더욱 험난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팔레스타인 자치가 실현돼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완전한 화해가 어렵다는 사실을 이번 테러사건이 예고해 주고 있는 것이다.<이상원기자>이상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