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신당창당 행보와 연관/“정치개혁대비 연대포석”해석 김종필 전민자당대표가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에게 미소를 보냈다. 23일 정가에서는 김전대표측이 최근 김이사장에 대한 고소를 취하한 것을 놓고 갖가지 추측이 무성했다. 고소취하시점이 마침 김전대표가 대표직 사퇴를 밝히기 하루 전이어서 이런 설왕설래를 더욱 부채질했다.
김전대표와 김이사장의 관계가 그리 좋은 사이는 아니라는게 정가의 일반적인 평가이다. 과거 걸어온 길이나 평소의 생각이나 두 사람은 모두 양극을 달려왔다. 지난 73년 김이사장이 일본에서 납치될 당시 김전대표는 국무총리였다. 지난 1∼2년전까지만 해도 이 문제 때문에 여야가 낯을 붉히기도 했다. 두 사람에 공통점이 있다면 각각 3김시대의 한 축이라는 사실이다.
지난 91년 제기됐던 고소사건도 이같은 두 사람간 악연의 연장이었다. 지자제선거로 여야가 첨예하게 맞붙어있던 당시 김이사장은 김전대표가 공천과 관련해 6억원의 헌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전대표측은 즉각 김이사장을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다. 김이사장에 대한 김전대표의 감정이 좋을리 없었다.
그런데 왜 JP가 고소를 취하했을까. 당연히 그배경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김전대표를 대리해 고소장을 냈던 민자당의 조용직의원은 『김이사장측에서 오래전에 해명해 사실상 다 끝난 문제』라며 『최근 검찰이 문서상 정리를 위해 도장을 찍어달라고 해 응한 것일 뿐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치권의 시각은 다르다. 김전대표는 이제 탈당과 신당창당의 수순을 밟고있다. 곧 야당의 처지가 될 공산이 크다. 김이사장은 제1야당인 민주당에 최대의 영향력을 갖고있다. 동병상련일 수도 있고 나아가 동지의 입장이 될 수도 있다. 고소취하가 김전대표의 「미소」로 해석되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
김전대표는 평소 김이사장이 정계에 복귀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혀왔다. 이것은 그의 전망일 뿐더러 그의 희망사항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이사장에 대적할만한 여권내 인사는 자신밖에 없다는 김전대표의 생각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김전대표가 야당을 하더라도 그의 이같은 구도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같은 야권으로서가 아니라 내각제등 정치대개혁에 대비한 정치적 제휴를 내다본 포석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김전대표가 김영삼대통령으로부터 멀어질수록 김이사장에게 가까워질 것임은 틀림없다. 특히 요즘같이 3김시대청산이 제기되는 상황에선 그 속도는 더 빨라질 공산이 크다. 그래서 3김씨에겐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다.<정광철기자>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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