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따라 유행따라… 「미를 담는 그릇」도 예뻐야죠” 화장품용기 디자이너 김은지(여·29)씨는 지난해 봄 여자대학교 앞이나 서울 대학로주변을 쏘다녔다. 「X세대」라 불리는 18∼24세가량의 젊은 여성들을 겨냥한 화장품 용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였다. 현장조사후 그는 신세대가 좋아하는 색조는 밍크브라운등 중간색조라고 결론내렸다. 두달정도의 작업끝에 X세대를 겨냥한 「레쎄」라는 색조화장품의 용기를 디자인하게 됐다.
김씨는 화장품을 담는 용기의 디자이너이지만 패션의 전반적인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노력한다. 화장품용기는 휴대하기 편해야하는 기본적인 기능과 함께 옷이나 핸드백등의 색상과 조화를 이뤄야하는 등 패션적인 특성도 갖춰야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용기디자이너는 용기의 색조나 형태를 고안해 내는것 뿐만 아니라 용기를 제작하는 과정에도 작업복을 입고 직접 참여해야 한다. 자신이 고안한 새로운 디자인기법이나 새로 쓸 소재가 실제 제작과정에서 무리없이 받아들여지는지 일일이 점검해야 하고, 포장과 첫판매과정에 이르기까지 문제점이 없는지 검토해야 한다. 제작과정이 여성들이 참여하기엔 다소 부담스럽기도 해 용기디자이너는 대부분 남성들이었다. 그러나 김씨가 디자이너직을 맡은 후 용기에 패션흐름을 민감하게 반영하고 제작과정에서도 남성 못지 않게 솜씨를 발휘, 「용기디자이너는 여성이 더 제격」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
김씨는 외제화장품이 시장개방으로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할 때 다소 위축되기도 했으나 외제화장품의 실제 면모를 보고 오히려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김씨는 『외제화장품은 품질보다 상표덕을 많이 보고 있으며 동양사람들의 특성을 고려해 만든 우리 화장품이 우리에게는 더 좋은 제품』이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있다.<글 유승호기자·사진 손용석기자>글 유승호기자·사진 손용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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