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북한,미주교포에 손뻗친다/평양축전 천여명 목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북한,미주교포에 손뻗친다/평양축전 천여명 목표

입력
1995.01.23 00:00
0 0

◎정치색 탈피 「관광사업」주력 흔적/“개방 대외과시 투자유치용” 분석 북한은 미국이 대북제재 조치를 일부 해제하는 시점을 계기로 체제유지에 자신감을 얻은듯 굳게 걸었던 폐쇄의 문을 열고 개방의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영공개방 조치를 발표한데 이어 지난 9일에는 미국산 상품의 반입과 미선박의 입항을 허가했다. 또 14일에는 대북강경론자인 제임스 릴리 전주한미대사 일행의 방북을 허가했다.

 그러나 북한의 개방은 일부 미국인사들에게만 한정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 거주하는 1백만명의 미주교포에 북한방문을 손짓하기 시작했다. 북한은 4월말 평양에서 열리는 문화예술축전에 1천여명의 미주지역 교포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미국내 여행사를 통해 본격적인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교민 밀집지역인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서는 친북한 교민들을 중심으로 평양축전 참가가 권장되고 있다.

 북한측과 가까운 한 교포인사는 『이번 관광객 유치사업은 북한이 본격적으로 관광시장을 개방키로 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의 지적대로 북한이 4월 문화체육축전을 계기로 관광 문호를 활짝 개방키로 한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하지만 본사가 최근 입수한 북한의 외국관광객유치 계획서를 보면 그들이 이번에는 정치색을 크게 탈색한 관광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북한은 4월25일∼5월2일 8일동안 평양에서 개최할 예정인 축전에 「평화를 위한 평양 국제체육및 문화축제」라는 간판을 달고 있다. 「조선 아시아 태평양 평화위원회」와 「신일본 프로레슬링주식회사」의 공동주최다.

 행사 일정을 보면 ▲프로 레슬링및 프로복싱 강자전(5·1 경기장) ▲태권도시범(〃) ▲청소년 집단체조(김일성 경기장) ▲교예공연(교예극장) ▲민속놀이(대성산)가 주요행사로 선정돼있는등 상업성이 짙게 가미돼 있는 것이다.

 북한의 행사계획서에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평양볼링장(30레인)과 평양태성 골프장(18홀)에서 여가를 즐길수 있다고 밝히고 있는등 그들이 자본주의 놀이라고 비난하는 스포츠종목을 권장하고 있다.

 북한당국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로스앤젤레스의 한 교포는 『이번 행사가 관광수입을 노린 돈벌이가 주목적이 아니라 북·미 관계개선을 계기로 북한측의 대외개방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행사들은 이번 평양축전참가 여행 경비는 대체로 4천∼5천달러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북한의 미주교포 관광객 유치작전이 대대적인 방북러시로 이어질지를 점치기 이르다. 그러나 일부 친북인사들이 이번 방북단 조직을 계기로 교포기업인이나 지도급 인사들에게 접근해 『북한고위층과 연계시켜 주겠다』며 방북을 권유하는 사례가 많다고 교포소식통들은 말하고 있다.

 북한의 미주교포에 대한 문호개방과 관련하여 주목되는 것은 교포기업인들의 투자유치와 친지방문이다.

 북한은 핵문제로 한동안 중단했던 미주동포들의 이산가족방문을 다시 허용, 워싱턴DC 함경향우회 주남훈회장을 포함한 회원 7명의 방북신청을 허가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로스앤젤레스소재 동포실업인 4명과 미국기업인 1명에게 투자조사 목적의 방북초청장을 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에서 의류 봉제제품등을 취급하는 교포실업인들은 특히 미국의 대북한 금수조치에 민감하다. 뉴욕에서 의류도매업을 하고 있는 한 교포는 『북한의 노동력이 우수하고 값싼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인도네시아나 방글라데시에 수입선을 갖고 있는 교포업자들로서는 북한투자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