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 이창호맞아 3번이나 분패/“대국증가따른 급격한 체력저하탓” 조훈현9단이 또 반집에 울었다. 조9단은 19일 벌어진 제2기 이동통신배 배달왕기전 결승 5번기 제2국에서 이창호7단에 2백44수만에 반집패, 종합전적 2패로 막판에 몰렸다. 이로써 조9단은 올겨울 벌어진 이창호7단과의 25번기에서 아홉차례 대결결과 1승8패의 참담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세 판이나 반집패를 당해 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조9단은 지난해에도 이7단과 5개 기전에서 27번기를 벌인 바 있는데 당시에도 이창호7단이 4개의 타이틀을 차지하고 1개를 내줘 완승을 거둔 바 있다.
조9단은 92년까지는 역대전적에서 이7단에 39승33패로 우세를 보여 왔다. 그러나 93년부터 급격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바둑계 전문가들은 대국수의 증가와 체력저하를 꼽고 있다.
조9단은 제3차 전관왕이던 86년만 해도 연간 대국수가 45국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국내기전과 세계기전이 늘어나면서 91년에는 80국을 넘어섰으며 지난해에는 무려 1백2국에까지 이르렀다. 지난해 조9단의 대국일수를 분석해 보면 평균 1.52일당 1국을 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년 3백65일에서 공휴일 66일과 토요일 50일을 빼면 2백49일이 남는데 이중 세계대회및 교류전등으로 인한 해외대국 일정을 제하면 온전하게 국내기전에 임할 수 있는 날은 1백56일에 불과하다. 즉 3일에 두판꼴로 대국을 가진 셈이다. 실로 살인적인 대국수로 역대기록에서도 89년 이창호7단의 1백11국에 몇 국 모자라는 기록이다.
이처럼 대국수가 늘어나는데 반비례해서 그의 체력은 마흔살을 넘으면서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조9단 스스로도 이제는 대국종반에 들어 가면 체력의 열세를 느낀다고 실토하고 있다. 그래서 조9단이 제한시간이 긴 국내기전에서 보다 제한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국제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와 같이 체력이 달린 탓인지 올해에도 이창호7단과의 대결에서 반집패가 속출,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결국 조9단과 이7단의 차이는 더도 덜도 아닌 딱 반집차이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반집, 새털같은 차이가 현실에서는 천근의 무게로 조9단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박영철기자>박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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