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현대문학」이 창간 40주년을 맞았다. 휴전직후인 1955년 1월 「인류의 운명은 문화의 힘에 의존된다. 이러한 문화의 기본적인 핵심은 문학이다」란 창간사와 함께 첫호를 내놓은 후 40년동안 한번의 거름이나 휴간없이 95년 1월로 통권 4백81호란 금자탑을 쌓았다. 문학지로서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잡지 1백년 사상 처음있는 일로 문학인들만의 기쁨이 아닌 우리사회 전체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행되는 유가잡지는 문학잡지 30종을 비롯, 1천5백종 정도다. 매년 20∼30종의 잡지가 창간되고 비슷한 숫자의 잡지가 사라지는등 부침이 심하다. 잡지만큼 계속 맥을 잇기 어려운 것도 없다는 상황에서 상업주의와는 거리가 먼 순수문학지가 이처럼 큰 획을 그을 수 있었던 것은 「한국 현대문학의 건설」이란 창간 목적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현대문학」은 대한교과서주식회사 사장이었던 우석 김기오씨가 소설가 오영수 평론가 조연현씨 등과 손을 잡고 창간했다. 적자가 뻔한 잡지를 창간한다는 것은 당시 일반기업인들은 생각할 수도 없는 파격적인 일이었다. 창간 4개월만에 큰 뜻을 펴지 못하고 타계한 우석은 『딴 기업은 포기하더라도 「현대문학」만큼은 계속 발간하라』는 유언으로 이 문예지의 초석을 깔았다.
이후 3대에 걸쳐 가업으로 계승되어오면서 창간의 뜻 그대로 한국 현대문학 건설의 현장이 됐다. 휴전직후 식생활마저 쫓기던 때에 문학이 일어설 마당은 없었다. 당시 이 월간지가 창간되지 않았더라면 오늘의 한국문학이 이처럼 탄탄한 반석위에 올라서기는 어려웠다는게 공통된 의견이다. 물론 「자유문학」등 여러 문예지가 창간됐으나 대부분 10년을 넘기지 못하고 모습을 감추었다.
「현대문학」의 40년 발자취는 한국 현대문학사 그것이다. 현재 문단에서 활약하고 있는 문인중 이를 거치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이곳을 통해 문단에 데뷔한 사람만도 시인 3백5명, 소설가 1백20명, 평론가 68명, 수필가 23명등 도합 5백28명에 달한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제는 한국현대문학과 역사를 같이해 갈 최고의 문학지를 언제까지나 살리는 길이 한국문단의 과제요, 이를 통해 성장한 문인들의 과제이기도 하다.
「현대문학」은 40년 기념사를 통해 「물질문명만의 기형적 팽창으로 가위눌린 인간 고유의 순연한 정신과 영혼을 부활시키는데 앞장 서겠다」고 다짐했다. 문학이 문화의 핵심이자 인간생활의 길잡이란 뜻을 실현하는데 보다 큰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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