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원 부동산컨설팅부 정밀측정/“수치로 감정합니다”/조망·층·방향등 5개항 분석/동호수별 분양가 합리적 계산/조사비용 가구당 5만원선 『이왕이면 내가 「로얄층」의 아파트를 갖고 싶다』『나도 마찬가지다』 주택조합아파트의 건축을 추진하다 보면 입주를 앞두고 조합원들 사이에 로얄층을 차지하려는 마찰이 곧잘 일어난다. 같은 단지내 같은 평수의 아파트라 하더라도 동따라 층따라 재산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른바 「로얄층」과 「비로얄층」, 경관이 좋은 아파트와 그렇지 못한 아파트의 재산가치는 얼마나 차이가 날까.
현재 거래가 되고 있는 아파트의 경우 실거래가격이 정해져 있어 어느정도 정확하게 집어낼 수 있지만 아직 준공이나 입주가 이루어지지 않은 아파트는 측정하기가 어렵다. 주거환경이 좋고 나쁘다는 의미는 남쪽이냐 동쪽이냐는 향이나 층, 소음여부등 매우 복합적이고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이같이 난해한 문제를 최근 한국감정원 부동산컨설팅부가 잇따라 해결, 관심을 끌고 있다. 주건환경에 따라 아파트의 재산가치가 얼마나 달라지는가를 정밀하게 「측정」, 조사를 의뢰한 사람들에게 수치로 제시해 주고 있다.
이중 3가지 경우는 특히 주목할만 하다. 최근 입주가 끝난 서울 자양동 연합주택조합(자양현대아파트)과 명륜동 연합주택조합(명륜아남아파트)이 의뢰한 동별 층별 분양가산정 내용과 인천 모아파트단지주민들 일조권침해 소송을 위해 의뢰한 일조량감소에 따른 아파트값 하락폭계산 내용이다. 전자는 합리적인 분양가를 산정하기 위해서, 후자는 아파트주민들이 아파트시공회사를 상대로 한소송에서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각각 의뢰한 것인데 이중 일조권감소에 따른 가격하락조사는 현재 진행중이다.
2개동으로 구성된 자양동현대아파트의 경우 한 동(301동)은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등 경관이 탁월한 반면, 다른 동(302동)은 301동에 가려 조망이 나쁜 편이다. 따라서 조합원들은 동별 또는 층별 차이에 따른 재산가치를 객관적으로 수치화해 줄 것을 한국감정원에 의뢰했다. 조합원들은 한국감정원의 자료를 근거로 동·호수(동·호수)별로 분양가를 차등적용, 동·호수추첨을 거쳐 입주에 들어갔다. 한국감정원은 조망 향 프라이버시(사생활보호) 소음 기타등 5개 항목별로 가구별 효용도를 조사했다. 이 결과 전체 4백39가구중 주거환경이 가장 좋은 「로얄가구」와 이와 상대되는 「비로얄가구」는 36평형의 경우 3천5백만원이나 값어치가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얄가구」는 한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301동 8∼19층의 1백20가구였고 「비로얄가구」는 302동의 일부 저층 가구였다.
감정원은 최근 서울시내 11개단지의 아파트에 대해 조사해본 결과, 같은 단지의 같은 평형이라도 층이나 향(선호도는 동→남서→남동→남향순으로 높음)에 따라 최고 6천만원(53평의 경우)까지 거래가격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 부동산컨설팅부 정재규실장은 『가구당 5만원정도의 조사비를 부담하면 조사가 가능하다』며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나 일반분양아파트도 동·호수별로 합리적 가격개념을 도입하면 조합원들의 마찰이 줄어들고 미분양사태등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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