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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직선제의 득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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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직선제의 득실(사설)

입력
1995.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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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이후 우리사회에서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직선제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관행처럼 되었다. 대학총장직선제 역시 이과정에서 나온 제도이나 대학에 따라 찬반논쟁이 뜨겁다. 폐지하자는 주장은 구체적 대안이 마련되어 있지 못한 상황에서 성급하다 할 것이나, 직선제의 여러 문제점은 시급히 보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선거가 끝난 서울대를 예로 들어볼 때, 선거과정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대학이나 연구집단별로 제기되는 특수한 요구들이 각후보진영의 득표전략과 맞물려 쉽게 공약화된다는 점이다. 대학 전체의 장기적 발전원칙에서 거론되어야 할 사안들이 대학내 집단이기주의에 의해 좌우된다면 이것은 대학발전에 바람직하지 못한 일임에 틀림없다.

 서울대의 경우에는 비교적 지연 학연 등에 의해 움직인 표가 적었다는 잠정적 분석이 있으나, 우리나라 대학의 일반적 선거행태에서 이점 또한 시급히 극복되어야 할 문제일 것이다. 가장 지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행위해야 할 교수들이 전근대적 연에 의해 크게 영향받는다면 우리사회의 합리화는 요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선거과정 자체가 대학의 역량을 크게 축낸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4년뒤의 선거를 의식하여 몇몇 후보들은 정치인과 같은 행태를 하고 선거진영에 동원된 교수들이 아까운 학문활동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비난이다.

 전체적으로 총장직선제는 우려되는 만큼의 부담이 있는 반면, 기대되는 만큼의 성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서울대의 경우 많은 교수들은 이번 선거가 비교적 공정하고 민주적으로 치러졌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직선을 통해 임명제총장이라면 도저히 알 수 없는 여러 학내 단위의 문제들을 후보자들은 파악하게 된다. 또한 후보들의 소견발표와 연이은 토론과정은 교수들로 하여금 총장이 될 사람들의 인간 됨됨이와 능력까지 인지할 수 있게 하는 주요한 기회다. 각후보자들은 대학이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발전을 위한 귀중한 아이디어를 개발하여 내놓았다. 새총장은 경쟁하던 후보들의 의견이라고 할지라도 정책화함으로써 선거의 장점을 살리게 될 것이다.

 직선제가 좋은 제도인가 아닌가 하는 것은 각대학의 구체적 사정에 의해 판단할 문제다. 분명한 것은 직선제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그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적절하면서도 시급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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