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상 하자땐 「준재심 청구」가능 서울민사지법은 최근 전 평민당 부총재 박영록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준재심 청구소송에서 『80년 신군부가 박씨의 의사와 관계없이 변호사를 선임, 「제소전 화해」방식으로 박씨 재산을 강제헌납토록 한 행위는 민사소송법상의 변호인 선임절차를 무시한 것으로 무효』라고 판결했다.
여기서 「제소전 화해」는 민사 분쟁의 당사자나 대리인이 정식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법원에 신청, 지방법원 단독판사앞에서 서로 합의로 분쟁을 해결하는 절차다. 제소전 화해는 소송진행중에 하는 소송상 화해와 마찬가지로 법원의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다. 따라서 상대방이 합의된 사항를 그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바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제소전 화해를 원할 경우 신청서에 신청 취지·이유및 분쟁 내용을 적어 상대방 주소지를 관할하는 법원에 제출하면 된다. 법원은 신청이 있으면 기일을 정해 당사자 쌍방을 소환해 화해를 권고하며 화해가 성립되면 화해조서를 작성한다. 화해가 성립되지 않으면 당사자는 화해불성립조서등본이 송달된 날로부터 2주일내에 제소신청을 할 수 있고 이 경우 화해신청시에 소송이 제기된 것으로 간주한다.
화해의 비용은 특별한 합의가 없으면 각자의 부담으로 하고 화해불성립의 경우에는 신청인이 부담한다.
제소전 화해 절차에 하자나 결정적인 흠이 있을 경우 정식 판결에 대해 재심청구를 할 수 있는 것처럼 「준재심 청구」를 통해 효력을 문제삼을 수 있다. 위의 서울민사지법 판결도 박씨가 「제소전 화해의 대리인이었던 변호사를 본인 동의없이 신군부측이 일방적으로 선임한 사실은 비용을 본인이 부담하지 않은 것으로도 입증된다」며 절차상의 결정적인 흠을 주장,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박정철기자>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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