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국내 최고 9세기 연그림 발견/문화재연,해인사서 나온 백동판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국내 최고 9세기 연그림 발견/문화재연,해인사서 나온 백동판서

입력
1995.01.22 00:00
0 0

◎통일신라시대 추정… “연날리기 일반화” 보여줘 문화재연구소(소장 장경호)는 21일 통일신라시대(9세기)의 연날리는 그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연구소 김선덕 연구원은 『소장자와 학계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보존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성분미상의 재료로 세필(가는 붓)을 사용해 제작한 그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에 관한 기록은 「삼국사기」열전 김유신조에 처음 나오지만 우리나라 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은 이번에 발견된 것이 가장 오래된 것이다.

 이 그림은 해인사 길상탑(해인사 길상탑·경남 지방유형문화재 253호)에서 나온 백동판에 그려진 것으로 그림속의 인물은 고운 최치원(857∼?)으로 추정된다. 구리, 아연이 주성분인 백동판의 앞면에는 연 날리는 동자를 관모, 도포차림의 어른이 지켜 보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뒷면에서는 일산을 받쳐든 동자와 관모, 도포차림의 어른이 무엇인가 한가롭게 구경하는 그림의 흔적이 확인됐다.

 황수영 전문화재위원은 백동판의 출토지와 당풍의 관복등으로 미루어 당나라에서 벼슬을 했던 최치원이 893년께부터 방랑하다 해인사에서 여생을 마친 경력과 일치한다며 이 그림이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황씨는 특히 탑 안에서 발견된 탑지(탑의 건축과 관련인물에 관한 기록) 4개중 하나에 「최치원찬(최치원이 지었다)」이라는 기록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민속학자인 중앙대 김선풍 교수는 『조선시대 이전의 연날리는 그림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그림으로 통일신라시대에 이미 연날리기가 일반화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복식전문가 석주선씨는 『그림의 관복양식은 중국식으로 생각되지만 복식만으로는 제작시기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백동판은 66년 전문도굴단이 훔쳐낸 길상탑안 유물 가운데 하나로 당국은 4개의 탑지와 1백57기의 소탑을 훔쳤다는 도굴단의 자백에 따라 유물 대부분을 회수했으나 일부는 골동품상들을 통해 유통됐다. 백동판은 현재 한 골동품 수집가가 소장하고 있다. 해인사 길상탑은 일주문 밖에 세워진 높이 3 가량의 소탑으로 절을 지키기 위해 도둑과 싸우다 숨진 스님 56명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진성여왕 9년인 895년 건립된 것이다.

 민속학계에는 고려말 최형장군이 사용한 경우등 연의 기원에 대해 여러가지 설이 전해오지만 김유신기원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져 왔다. 진덕여왕(?∼654년) 1년(647년)에 일어난 대신들의 반란때 왕의 진영인 월성에 큰 별이 떨어져 왕이 몰락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자 김유신이 허수아비를 만들어 연에 달아 띄운 뒤 「별이 다시 하늘로 올라갔다」는 소문을 퍼뜨려 민심을 수습했다는 것이다.<서사봉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