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일정·세력규합등은 가닥 잡은듯/“지역감정·분노등에 매달리기는 곤란”/국민설득위한 미래지향적 목표 “장고” 김종필 전민자당대표가 21일부터 4박5일간의 방미일정에 들어감으로써 대표직사퇴에 이은 그의 「미국구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식적인 방문목적은 오리건주 오리건과학기술대로부터 명예공학박사학위를 받기 위한 것이다. 때문에 현재의 정국상황에 비춰볼 때 그의 행보가 지나치게 한가하다는 지적도 있으나 그럴수록 그의 방미카드를 주시하는 시각도 상당하다.
구체적인 일정은 21일 교민환영의 밤, 22일 명예박사학위 수여, 23일 서울대동문회 만찬등으로 평범하기 이를데 없다. 정치색이 있는 행사라면, 21일 밤 미국각지의 JP지지자들(가락회)과 칵테일파티를 갖는 것 정도이다. 상당수 측근의원들은 『정치적 명운이 걸린 중요한 시기인데…』라며 은근히 김전대표의 미국행을 만류했다는 후문이다. 핵심측근인 K전의원은 『신당을 창당하려면 한 사람이라도 더 직접 만나는게 좋지 않느냐』고 반대의사를 전했다.
그러나 김전대표는 『3년동안 미뤄온 일』이라며 주변의 만류를 뿌리쳤다. 굳이 김전대표가 미국행을 고집하자 측근들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는 모양』이라는 반응이다. 김전대표가 뭔가를 도모할 때 장고에 들어가는 평소 스타일로 보면 이번 미국방문은 역으로 신당구상이 마무리되지 않았음을 의미할 수도 있다.
때문에 정치권은 김전대표가 현재까지 정리하지 못한 부분이 무엇이며, 「JP미국구상」이 어떻게 나타날지에 시선을 집중시키고있다. 우선 신당창당의 일정을 구체적으로 잡고, 이를 극적으로 표현할 방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귀국후 어느 시점에 대국민선언을 할지, 동조세력은 어떻게 규합할지도 중요한 주제다. 하지만 그동안 김전대표의 언행으로 보면, 이런 문제들은 이미 가닥을 잡았다는게 주변의 대체적인 감이다.
그렇다면 JP고민의 대상은 무엇인가. 그것은 신당창당의 명분이라는게 중론이다. 35년의 정치역정을 걸어온 김전대표가 충청지역의 동정심에만 매달리는 행태를 보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또한 『나를 쫓아낸 신의없는 자들을 혼내주기 위해 신당을 만든다』고 외칠 수도, 『구국의 결단으로 만든 민자당을 고수해야 한다』는 방어적인 주장만을 고집할 수도 없다.
더욱이 지금 여권은 『근대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이 손잡은게 3당합당이지만, 이제 두 세력도 미래의 주역들을 위해 자리를 내줘야 한다』고 논리적인 반박을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세대교체론과 세계화를 제기하고 있다. 반면 김전대표는 아직 『언제까지 2인자는 아니다』는 분노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국민을 설득하려면, 비록 그 이면에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 해도 미래지향적이고 역사적인 목표를 내걸어야 한다. 김전대표도 이를 잘 알고 있는듯하다. 바로 이런 이유로 김대표의 미국구상은 분노나 지역, 동정을 극복하고 명분, 역사, 미래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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