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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빗장풀린 이후 전망/AT&T·코카콜라 진출1호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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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빗장풀린 이후 전망/AT&T·코카콜라 진출1호 경쟁

입력
1995.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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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파급효과 큰 통신·수송분야 집중/한국 단기손실불구 경협활성화 도움/급속개방 북체제위협… 속도조절 할듯 미국이 대북경제제재조치를 해제, 북한통상의 빗장을 푼다. 비록 이번 조치가 상징적인 차원에 머물러 본격적인 교역이 이루어지기까지는 몇가지 기술적 수순이 남아있지만 북한개방은 이제 시간문제인 셈이다.

 이번 조치는 서방의 맹주 미국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한체제의 국제적 승인을 의미할 뿐 아니라 북한의 대외개방을 가속화시키는 효과를 갖는다. 북한붐은 이미 북한진출을 추진해온 미국기업뿐 아니라 일본등 여타 서방국가기업들에서도 연쇄적으로 일어날 전망이다. 다만 개방으로 가닥을 잡았어도 개방의 속도는 북한 내부의 정치적 판단에 달려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김정일체제를 공고히 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체제붕괴의 위험을 함께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이번 조치의 효과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교역확대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당장 92년 계약을 체결한뒤 미상무부의 승인을 받았다가 유보중인 11억달러어치의 밀과 3억5천만달러상당의 쌀이 북한으로 수출되게 됐다. 북한은 대외경쟁력을 가진 광물자원 수출이 가능하게 된다. 광물은 자원이 풍부하고 투자유치경험도 있어 인프라만 개선되면 유망한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신발·의류제품을 중심으로 한 위탁가공무역도 북한이 미국과 협력할 수 있는 분야다.

 투자에서는 두만강지역개발의 일환인 나진·선봉지역이 제1의 유망지역이 될 전망이다. 현재 북한이 공식적으로 대외개방을 선포한 유일한 지역일뿐 아니라 중국 동북3성 및 러시아 극동시장등 배후시장을 고려해 전략적 포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기업들은 지난해 시장조사와 타당성 검토를 통해 본격적인 북한진출 채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모토로라 제너럴모터스 포드 휴렛패커드등 굴지의 미국기업들은 지난해 7월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를 통해 방북을 추진, 초청장까지 받아두었고 나진·선봉지역의 투자여건조사외에 김정일등 고위인사들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평양사무소 개설허가를 이미 받아둔 매켄지 컨설팅사도 현재 미국과 일본기업을 대리해 북한내 경제여건과 기업환경을 조사중이다. 하지만 북한 진출1호는 아무래도 AT&T사나 코카콜라가 유력하다. 통신분야투자는 북미 2단계고위급회담에서 협상카드로 제시된 사례가 있고 미 자본주의 상륙의 상징 코카콜라도 최근 북한측과 긴밀한 협의를 했다.

 교역과 투자가 본격화되면 미국은 국제금융기관 지원프로젝트에 기업의 참가를 허용하고 민간부문의 대북한투자에 대한 대외민간투자공사(OPIC)의 보험을 제공하는 등 지원책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로 한국이 치러야 할 손익계산은 간단치 않아 보인다. 우선 이번 조치는 당사자인 미국에 북한시장의 주도권을 가져다 줄 가능성이 크다. 미국기업들이 식량 통신 복합수송등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큰 교역분야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큰 줄기에서 보면 긍정적인 측면도 많다. 우선 북·미간의 교역확대는 자연스럽게 북한의 문호개방 폭을 넓혀 남북경협분위기를 조성하고 결과적으로 통일전망을 밝게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경공업분야의 합작은 우리산업의 대외경쟁력을 보완할 수 있는 탈출구이며 나진·선봉지역을 중심으로 미국등 서방기업과 함께 도로·항만정비, 통신현대화등 인프라정비에 적극 참여할 경우 장기적으로 남북한 통합에 따른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이재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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