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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풍파속의 문화 가시밭길(광복 분단 50년: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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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풍파속의 문화 가시밭길(광복 분단 50년:18)

입력
1995.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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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결·독재 멍에 딛고핀 “야생화”/창작혼 숱한시련 「순수·참여」논쟁도/「문제작품」 해금등 최근들어 “봄바람” 해방당시 우리의 삶에 문화라는 개념이 있었던가. 반세기가 지난 지금 우리는 예술적 창조력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이라는 말을 할 만큼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우리의 문화는 어떻게 발전·변모해왔는가. 광복 50주년인 95년을 앞두고 지난해 8월부터 부문별로 우리 사회를 점검해온 한국일보는 정치·경제에 이어 앞으로 10회에 걸쳐 우리 문화의 반세기를 조명한다.<편집자주>

 광복 50년동안 우리의 문화예술인들은 분단과 이념의 멍에 속에서도 새로운 문화창조를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예술은 자유로운 환경의 토양위에서만 활짝 피어날 수 있는 꽃이다. 우리의 상황은 불행하게도 완전한 창작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았다. 분단과 이념의 속박은 예술의 전장르에 걸쳐 창작혼을 억압하는 독소로 작용했고 현실적 제약으로 인한 상흔은 어느 분야 못지 않게 폭넓고 깊었다.

 그러나 문단의 경우 해방이후 한국문학이 성취한 업적은 인적 자산이 가장 풍부했다고 평가되던 30년대를 능가한다. 일제강점기부터 해방전까지 우리 시인이 낸 시화집은 고작 1백10여개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해마다 나오는 시집의 숫자만 5백권선에 이른다. 한 세대전 5백여명에 불과했던 문단의 총인구도 5천명을 상회할 만큼 늘어났다. 해방후 최대의 문학적 수확으로 꼽히는 「광장」(최인훈)을 비롯해 「토지」(박경리) 「장길산」(황석영) 「영웅시대」(이문열) 「태백산맥」(조정래)등 작가들이 다루는 제재도 다양해졌다.

 예술분야에서 이념의 갈등이 만들어낸 가시적 폐해는 크게 인적 자산의 대량 손실과 소재의 제약등 두 가지였다. 해방에 이은 분단과 6·25전쟁을 거치면서 문화·예술인들이 대거 월북하거나 납북돼 예술적 재능을 제대로 꽃피우지 못한채 스러져갔다. 월북문인으로는 이태준 임화 홍명희 이기영 한설야 조영출 백인준 백석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화단에서도 김용용 길진섭 이쾌대 정종여 배운성 임군홍등 엘리트집단이 북으로 향했다. 음악의 김순남, 무용의 최승희등도 당대를 대표하던 예술가들이었다. 문학평론가 최원식(인하대교수)씨는 『한 나라의 문화는 축적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관점에서 납·월북 문인은 문화적 전통의 인위적 차단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념의 가장 큰 피해는 역시 문학에서 나타났다. 남한의 경우 정치적 소재나 30년 넘게 지속된 군사독재정권에서 비판적인 작품은 제대로 햇빛을 보지 못했다. 이념문제를 가장 먼저 정면으로 다룬 작품은 「광장」. 남북의 사상과 현실문제를 그대로 보여주면서 그 모두를 거부한다는 주제는 4·19혁명으로 잠시 바뀐 사회적 분위기에서나 가능했다. 4·19는 우리문학의 분수령이 되었고 새로운 원천이 되었다. 60년대 후반부터 우리문단은 「순수·참여」논쟁에 휩싸이게 된다. 남한문학의 지배이념으로 군림하던 순수문학에 대한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이 도전과 몸부림은 70년대 「참여문학론」으로 발전했고 다시 「민족문학론」으로 이어진다.

 6공정부들어 88년 3월 납북문인 정지용 김기림 등의 6·25전 작품이 해금된데 이어 7월에는 북한에서 고위직을 지낸 홍명희 이기영 한설야 조령출 백인준등 5명을 제외한 월북작가 전원의 해방전 문학작품 출판이 허용됐다. 10월에는 납·월북 음악가(63명)와 화가(41명)들의 작품도 규제에서 풀려났다. 부분적이나마 분단예술사의 맥을 복구하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발생했던 필화사건은 금단의 영역을 하나하나 풀어내는 역할을 했다. 70년 6월 시인 김지하가 「오적」을 사상계 5월호에 게재, 반공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사건은 대표적인 필화사건이었다.

 이제 동구권 몰락과 문민정부 출범은 모든 장르에 걸쳐 발전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그 새로운 환경은 이념지향의 시대를 넘어 문화적 일국주의의 극복을 통한 세계화, 그리고 통일에 대비한 북한예술의 수용이라는 큰 짐을 안겨주고 있다.<이기창기자>

◎북한 문학/공산혁명 전위역… 해방후 1세대 대부분 퇴장

 해방후 반세기동안 북한문학은 당과 국가를 위해 한 길을 걸어왔다. 북한문학은 계급주의이념에 바탕한 사회주의 사실문학으로 당의 노선과 정책에 따라 사회·정치적 문제에 대한 예술적 해명의 전위역할을 했다.

 한국전쟁 이후 북한문학은 두 시기로 구분된다. 67년 이전이 마르크스―레닌주의 표방시기라면 유일사상체계가 확립된 67년 이후는 주체문예시기였다. 새로운 문학이념의 확립 와중에 도식주의와 수정주의를 뿌리로 한 반종파투쟁이 계속됐고 림 화 김남천 이태준등 북으로 간 많은 문인들이 숙청당했다.

 해방후 북한문단을 주도했던 1세대는 지금은 대부분 퇴장했다. 북한 가사문학을 개척한 조령출, 소설계 거목이었던 이기영 박태원, 서사시를 꽃피웠다는 혁명시인 박세영, 아동문학의 대부 윤복진을 비롯 석윤기, 변희근, 황건, 조벽암등이 80, 90년대를 거치면서 세상을 떠났다. 새로 두각을 보인 사람들은 시인 동기춘 구철희 신진순 오영재 김석주 전병구 김봉제 박미성 최로사 변홍영, 소설가 최창학 최학수 권정웅 홍석중 남대현 류벽 윤시철 현승걸, 평론가 강능수, 희곡·시나리오작가 이춘구, 오혜영등 20여명이다. 이들의 작품은 부분적으로나마 북한사회의 다변화를 반영하고 있다.<김범수기자>

□해방이후 문화사

45. 9.16 중앙문화협회 결성

   9.19 프롤레타리아문학동맹 결성

   12.13 조선문학가동맹 결성

46. 2. 8 전국문학자대회 개최

    2.24 전국문화단체총연맹 결성

    9. 1 유진오시 「누구를 위한 벅차는 우리의

         젊음이냐」로 해방후 첫 필화사건

47. 2.12 전국문화단체총연합회 결성

48. 2.   조선어학회 「조선말 큰사전」 편찬 

    6. 1 제1회 전국연극경연대회

49.11. 8 한국음악가협회 결성

   11.21 제1회 국전 개최

   12.17 한국문학가협회 결성

52. 6.28 자유예술인연합 결성

   10.   월북작가의 유행가 금지

54. 7.3  학·예술원 개원

   10.24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발족

55. 1.   월간 「현대문학」 창간

    6.12 한국자유문학가협회 창립

56. 3. 2 한국영화인단체연합회 결성

57. 8.30 국보 1백85점 해외전시

   10. 9 「우리말 큰사전」 30년만에 완간

60. 8.10 문총 해체, 문화단체협의회 발족

61.12. 1 한국무용협회 발족

62. 4. 1 불교 새 종단 구성

63.12.   정공채시 「미8군의 차」필화사건

64.11.29 대한불교종단연합회 결성

65. 6.24 일본, 문화재 1천3백21점 반환

    7.   남정현소설 「분지」필화사건

67. 5.15 신라문무왕 해중릉 발견

69. 1.20 한글전용 반대하던 충남대 유정기교수 파면

    3.28 김수환대주교 추기경 피명

70. 6.    김지하 담시 「오적」필화사건

71. 2.12 월간「다리」 필화사건

    7. 8 백제 무녕왕릉 발굴

72.12.11 경주서 최고 신라금관 발견

74.11.18 자유실천문인협의회 101인 선언발표

75. 3.   교사시인양성우「겨울공화국」필화사건

         변호사 한승헌 필화사건

76. 2. 3 「한국미술 5천년전」 일본 경도서 개최

    3.   김명식 시「10장의 역사연구」필화사건

    9.   제1회 대한민국음악제

   10.11 신안 앞바다서 송·원대유물 인양

77. 4.21 청원서 20만년전 동물벽화 발견

   10.   박양호 단편 「미친 새」 필화사건

78. 9.20 고려대장경 초본 59종 73권 발견

    9.24 고령고분서 가야금동관 갑옷 발굴

79. 4. 8 청원서 장수왕척경비 발견

   11.   소설가 현기영 「순이삼촌」필화사건

80. 7.31 문공부, 정기간행물 1백72종 등록취소

   10.27 계엄군, 사찰난입(10·27법난)

82. 1.16 국전, 미술대전으로 개편

    2.20 마르크스저작 1948년이래 첫시판허용

    3.24 청주 운천동서 국내 최고 사적비 발견

83. 4.19 공산권 순수음악 음반수입 허용

84. 4.14 민중문화운동협의회 발족

    5. 3 교황 요한 바오로2세 방한,한국인순교자 1백3위  시성식

85. 8. 1 「창작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문학인 4백1인 선언」 발표

    8.17 「민중교육」지사건

   11.22 민족미술협의회 창립

86. 3. 3 합천서 가야시대 석관분 120여기 발굴

87. 8.18 「동백아가씨」등 금지가요 186곡 해금

    9. 5 「아침이슬」등 방송금지곡 5백곡 해금

    9.17 민족문학작가회의 창립

   10.19 77년이후 판금도서 6백50여종중 4백31종 해금

88. 1.14 새 맞춤법과 표준어규정 발표

    3.31 정지용 김기림작품 해금

    7.19 홍명희 이기영 한설야 조령출 백인준

         제외한 납·월북작가 작품 해금

   10.   김순남등 납·월북 음악인 49명과 이쾌대등 미술인  41명 해금

   11. 5 학술단체협의회 창립

   12.23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창립

89. 1. 1 각본·대본 사전심사제 폐지

90.10.18 「범민족통일음악회」 평양서 개최

   12. 8 평양민족음악단 33명 입경

91. 3.31 남북음악인 도쿄서 합동음악제

93.12.   백제 금동룡봉봉래산향로 발견

94. 7.24 한국문학인대회 개최 

    8.   박경리대하소설 「토지」 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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