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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성의 취업(장명수칼럼:1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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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성의 취업(장명수칼럼:1771)

입력
1995.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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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업을 앞둔 두 여성이 취업문제로 희비가 엇갈리는 것을 보면서 학교선택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해방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번 느끼고 있다. 그들 두 사람은 같은 해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문학교와 대학에 진학했는데, 전문학교를 택했던 A는 원하는 직장을 이미 구했고, 대학에 진학했던 B는 아직 고전하고 있다. 4년전 그들의 입장은 정반대였다. 대학입시에서 B는 합격했으나, A는 불합격하여 재수를 하게 됐다. A의 장래 희망은 의상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었고, 2년제·3년제의 좋은 학교들이 있었으나, 부모는 아무래도 4년제 대학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재수를 권했다. 그러나 다음해에 그는 대학을 포기하고 3년제 의상전문학교에 들어갔다.

 A가 입학한 학교는 가차없이 학생들을 낙제시켰으므로 학생들은 밤을 새우며 열심히 공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이 원하던 공부를 선택한 A는 밤새 재봉틀을 돌리며 숙제를 하면서도 힘든줄 몰랐다. 학교선생님들은 『3년동안 열심히 공부하면 평생직업이 보장되니 게으름 부리지 말라』고 격려하곤 했다.

 B는 고교성적에 맞춰 선택한 사회계열 학과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고, 전공을 살릴만한 진로도 막연했다. 그러나 영어·컴퓨터등 취직에 도움이 될만한 공부를 부지런히 했기 때문에 취직에 대해서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대기업들이 대졸여성 채용을 늘릴 것이라는 소식에 희망을 가졌다.

 A는 지금 큰 기성복회사에 들어가느냐, 유명 디자이너의 의상실에 들어가느냐를 놓고 장단점을 저울질할만큼 여유가 있다. 미래에 대한 예측도 밝다. 그는 자신이 원하던 디자이너가 되어 평생 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친다.

 B는 이 사회가 비일류대학 출신에게, 특히 여성에게 평등한 사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 비일류대학 출신에게는 입사원서조차 주지 않아 응시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대기업들의 횡포에 분노하면서 그는 계속 신문에서 사원모집 광고를 찾고 있다. 그가 더욱 불안해 하는 것은 천신만고끝에 취직을 한다 해도 그 자리가 과연 평생직이 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는 점이다.

 두 여성의 취업전선에서 엇갈리는 명암은 우리 사회의 막연한 4년제 대학 선호에 경종을 울린다. 교육부는 전문학교들이 필요에 따라 3년제·5년제등으로 교육기간을 정할 수 있도록 자율화하겠다고 밝힌바 있는데, 다양한 부문에서 전문직업인을 키워내는 좋은 전문학교들이 많이 설립되어야 한다. 

 올해 대학입시에 낙방하여 실망하고 있는 학생들은 눈을 옆으로 돌려볼 필요가 있다. 4년제 대학보다 더 좋은 학교를 찾으면 더나은 미래가 기다릴 것이다.<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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