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내달께 재고 바닥/후판의존 조선·기계 등 조립산업 “치명” 간사이(관서)대지진으로 조업단축이 불가피한 국내 기업들이 적지않아 간사이 대지진에 따른 국내업계의 파장이 당초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통상산업부와 업계에 의하면 국내 전자 자동차등 조립업체와 철강 자동차 기계업체등이 일본 현지공급업체의 조업중단과 고베항을 통한 선적불능으로 정상가동에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에는 다른 국가나 일본내 다른 기업으로부터 관련 소재 부품을 공급받을 수도 없는 형편이어서 내달부터 당장 조업을 단축해야 하는등 치명적인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격이 가장 심할 것으로 우려되는 곳은 전자업체로 일본의 미쓰비시웨이퍼공장과 스미토모 하시모토 화학약품 공장등이 피해지역 중심부에 있어 국내 전자업체들의 부품조달에 큰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LG전자 구미공장은 TV부품의 10%, 삼성전자는 전전자교환기와 팩시밀리 등 주요부품의 20%를 고베지역 일본업체들로부터 공급받고 있어 적절한 수입선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재고가 바닥나는 내달께부터는 조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삼성전관 오리온전기등 국내 브라운관 제조업체들도 유리벌브 수요의 10%인 월 15만∼20만개씩을 일본 NEG와 아사히사로부터 수입하고 있으나 고베항의 기능마비로 상당기간 물량을 공급받을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조선업체의 타격도 크다. 국내 5대조선소는 후판수입량중 60%가량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 특히 이번 지진발생지역에 있는 고베철강으로부터 현대중공업의 경우 연간 2만∼3만톤, 대우중공업 1·5만∼2만톤, 삼성중공업 6만톤씩을 수입하는 등 각 기업들의 일본의존도가 높아 내달부터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됐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이달중 고베항으로부터 들여오기로 한 후판 2만톤의 적기선적이 불가능한 상태다.
철강업체들의 경우 올 1·4분기에 지진이 발생한 관서지방의 제철소로부터 8만5천톤을 수입할 계획이었으나 차질이 빚어졌다. 특히 스테인리스강판의 경우 1·4분기에 2만톤, 와이어로프와 타이어코드용 선재 1만2천톤의 수입이 어려워져 국내 토목 건설업체와 타이어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특수강업체인 동일제강의 경우 지난 17일 고베에서 선적키로 한 물량이 실리지 못해 당장 내달부터 생산차질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재의 절반가량을 고베제강에 의존해온 고려제강 말레이시아 공장도 부품소재를 공급받을 수 없어 가동에 차질을 빚게 됐다.
자동차업체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25일 고베항에서 선적할 예정인 강판선적이 불투명해졌다. 계양전기 국도기계 국일제작소등 기계업체들은 핵심부품을 다이와공업 야마무라소자등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들 부품의 수입이 2∼3개월간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단가상승으로 이중의 부담을 안게 됐다.<이종재기자>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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