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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유치원 현장탐방(일본리포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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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유치원 현장탐방(일본리포트:3)

입력
1995.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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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협동·독립심키우기」 역점/생후4월∼국교입학전까지 교육/보육원은 맞벌이 자녀들만 맡아 아침과 저녁 일본보육원 앞에서는 보모와 부모가 카드를 교환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카드에는 아이에 대한 기록이 꼼꼼하게 적혀 있다. 먹은 우유량, 배변시간, 수면시간, 체온등을 엄마가 적어 보육원 보모에게 주면 보모는 낮시간동안 아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기록해 저녁에 다시 건네준다. 『그래야만 양쪽 모두 아이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파악,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해줄 수가 있다』는 것이 도쿄(동경)도 미나토(항)구의 혼무라(본촌)보육원 미야다(궁전승강·여·58)원장의 설명이다. 지난 67년 이 일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곳 역시 미나토구다.

 일본의 아이들은 행복하다. 태어나자마자 이처럼 철저하고 따뜻한 사회의 보살핌과 교육이 형편에 맞게 주어지기 때문이다. 일본의 보육원과 유치원은 가정과 학교의 두가지 기능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시설뿐 아니라 교사나 보모의 정성이 부모이상일 정도다. 지난해말까지 일본 전체 유치원수는 1만4천9백58개. 이중 6천2백54개가 국·공립이다. 보육원시설도 이와 비슷, 6백50여만명의 일본 영·유아들 모두가 아무런 어려움 없이 혜택을 누리고 있다.

 구(구)의 후생부에서 직접 운영하는 공립보육원(미나토구의 경우 15개)은 생후 4개월부터 소학교 입학때까지가 대상이다. 일부는 유치원과 중복된다. 그러나 자격에서 엄격히 구분을 두고 있다. 보육원은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경우에만 입원자격이 주어진다. 부부가 함께 가게를 운영하거나 이혼한 부부등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어도 자격을 얻는다. 나머지는 유치원에 가야 한다.

 보육원은 유치원과 달리 소득수준, 아이의 연령에 따라 부모들이 부담하는 돈(조치비)도 다르다. 마나토구의 경우 조례에 의거, 한달에 1천엔에서 최고 4만1천8백엔까지 21단계로 나눠진다. 일례로 일년소득세가 12만엔(약 96만원)∼15만엔(약 1백6만원)인 가정이 3세이상의 아이를 맡길 경우 매달 1만6백엔(약 9만원)을 내면 상오8시부터 하오6시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다. 생활보호대상자은 물론 무료다. 지난해 미나토구가 15개 보육원에 투자한 돈은 33억7천여만엔. 이중 80%가 구의 보조였다는것이 이노카와(44)아동과장의 설명이다. 실제 혼무라보육원을 보면 3백여평 가까운 2층보육원에 아이는 불과 70명 뿐이다. 그중 돌이 지나지 않은 아기가 9명이나 있다. 반면 관계직원은 보모14명을 포함해 23명이나 된다. 영아는 2명당 보모가 1명, 한살짜리는 5명당 1명꼴이다. 38년간 보육원에서 일해오고 있는 미야다원장은 『보육원은 아이들이 집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 않고 즐겁게 놀 수 있는 공간』이라고 정의한다.

 보모는 이이들의 노는 것과 식사때 도와주는 역할만 한다. 여아의 경우는 보모가 잠시도 아이곁을 떠나지 않는다. 독립심과 협동심도 억지가 아니라 혼자 밥먹기, 자기신발 정돈, 쓴 물건 제자리놓기등을 통해 키워준다. 두살난 히구치군의 식사를 돌보는 스즈키(영목·여·38)씨는 『아이가 음식을 흘리는 것은 당연하며 이런 과정을 통해 배워가는 것이 아니냐』며 흘린 음식물을 즐겁게 치운다.

 이곳에는 요리사 영양사가 아이들 나이에 맞는 음식을 직접 조리해 제공한다. 인스턴트는 절대금지다. 기저귀도 모두 헝겊을 쓴다. 아이들 놀이기구도 대부분 빈 캔이나 상자 우유팩등 재활용품이다. 이는 인근에 있는 혼무라 유치원도 마찬가지다. 연필꽂이 심지어 의자까지 폐자원을 활용했다.

 주임교사인 나카무라(중촌·여·36)씨는 『절약정신과 함께 공기와 물도 중요하고 인간도 환경의 일부임을 가르친다는 의미에서 재활용품을 버리지 않고 재미있게 이용하는 방법을 가르친다』고 했다.<도쿄=이대현기자>

◎혼무라 보육원 교사 무라세 유우코씨/“성격·개성 살려가며 마음껏 놀수있게 도와주지요”(인터뷰)

 혼무라(본촌)보육원 5살담당 교사인 무라세 유우코(촌뢰유자·24)씨는 4년째 보육원교사생활을 하고 있지만 화나거나 짜증난 표정을 짓는 법이 없다. 아이들이야말로 가장 마음을 잘 읽어내고, 마음이 통해야만 마음의 문을 열어준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미혼인 그는 여고 2학년때 보육원교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데다 사람과 직접 부딪치는 일을 해보고 싶어서였다. 고향인 니가타(신사)에 있는 니가타중앙단기대학 유아교육학과를 졸업한 그는 교사생활을 위해 혼자 도쿄로 왔다. 친구라고는 매일 만나는 13명의 아이들이 고작이다.

 그에게 있어 가장 큰 즐거움은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고 아이들중 하나가 뭔가 이상한데 그것을 얼른 알아채지 못했을때 가장 속이 상한다.

 『특별히 가르치려고 하지 않습니다. 각자 노는 방법이 틀리지만 그것이야말로 성격이고 개성인 만큼 절대 무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잘 하도록 도와주어야지요』 가르치지 않고 선생님도 함께 한다는 느낌만 갖게 해 협동심과 독립심을 키워주는 것이 무라세교사의 소박한 교육철학이다.

 월급이라야 고작 18만엔. 그래도 불만은 없고 결혼 후에도 아이들 돌보기는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힘든 보육원교사가 정말로 좋으냐는 질문에 그는 『제 주변 동료들을 보면 보육원교사생활이 의지로만 되는게 아니라 아이들을 사랑하는 타고난 성격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느낌이 더욱 확실해져요』라는 대답으로 일본 보육원교사의 자질과「아이들 사랑의 참마음」을 함께 자랑했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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