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대비 「학제개편」 구슬땀”/교수·학생 함께 배워갈수 있게/과폐지 연구지향 「종합학부」로/컴퓨터·외국어·교양과목 확대 『더 이상 「교육」은 필요없다. 교수도 학생도 함께 배워 갈 뿐이다』
일본 게이오(경응)대는 21세기를 맞는 대학인의 자세를 「독백에서 대화에로」라고 선언하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 뿐인 21세기 앞에서는 교수도 「배우는 자」로 자세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모든 대학은 컴퓨터교육을 필수과목화하거나 외국어구사능력을 무기화하고, 또한 문제해결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과를 없애고 종합적 학부로 통합하는 등 21세기의 국제화에 대비하기 위해 크게 변신하고 있다.
이바라기(자성)현의 국립쓰쿠바(축파)대학은 93년에 「21세기대학 창조위원회」를 구성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첨단학제(학제)영역연구센터」를 만들었다. 「21세기…」는 연구와 교육의 개성화·국제화를 시도하며 사회를 향해 개방된 연구지향적 종합대학을 목표로 학제개편을 연구한다고 밝히고 있다.
「첨단학제…」는 「창조의 거점 쓰쿠바에서 세계로」라는 기치를 내세우고 있다. 이공계 연구소가 즐비한 연구도시 쓰쿠바의 이점을 살려 산·관·학이 정보를 교환하고 공동연구함으로써 특허의 사업화등 열매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것이다.
이시다 도모오(석전우웅)부학장은 『21세기의 국제화를 위해 대학원 중심으로 강의할 수 있는 교수진을 확보하고, 그런 연구지향의 분위기가 학부에도 미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쓰쿠바대는 전교생이 컴퓨터교육인 「정보처리」과목을 2개 학기동안 필수로 이수하고, 영어 독어 불어 한국어 중국어 노어 스페인어등을 상급코스까지 만들어 외국어에 역점을 두고 있다.
또한 교양과목도 30여 과목으로 확대함으로써 모두에게 개방되어 폭넓게 자기에게 필요한 과목을 들을 수 있다. 교양과목 중에는 「하이테크기술의 재료」「SF의 세계」「내일을 개척하는 테크놀러지」「국제정세 보는 법」등 흥미로운 과목들이 눈에 띈다.
90년에 문을 연 게이오대 쇼난 후지사와(상남등택) 캠퍼스는 기존의 학과에 따르지 않고 2개 학부로만 구성했다. 문제해결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계획과 입안, 실행, 평가등을 배우는 종합정책학부와 문제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 분석, 가치부여, 체계화등을 배우는 환경정보학부가 그것이다.
종합정책학부는 정책관리코스와 사회경영코스, 국제정책코스등 3개 코스로 나뉘고, 환경정보학부 역시 3개 코스로 구성된다.
『남들이 학과를 물어볼 때가 가장 곤란했다. 장차 한일(한일)관계의 일을 하고 싶다』는 기무라 요이치로(목촌양일랑·23·종합정책학부 4년)군은 한국사람 못지 않게 한국어를 잘 하고 있었다. 이 대학이 외국어를 집중적으로, 그리고 실제적으로 가르치기 때문이다.
이 학교의 교육은 외국어등을 가리키는 「자연언어」와 컴퓨터를 말하는 「인공언어」를 「미래를 향한 무기」라고 강조하면서, 학생들이 인간과 환경문제에 실제적으로 접근하고 해결케 하려 하고 있다.<쓰쿠바·쇼난 후지사와=박래부기자>쓰쿠바·쇼난 후지사와=박래부기자>
◎대학문 좁은 문/고교교육은 입시위주로/금년 「4년제」 경쟁률 4.3대1… 재수생 위한 10월입학제도
93년 이래 18세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고 해도 일본의 대학입시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95년도를 보면 4년제대학의 총 모집정원이 12만8천여명인데 고(고)3 수험생은 35만7천여명, 재수생은 19만6천여명이므로 대략 4.3대1의 높은 경쟁률의 벽을 넘어야 했다.
입시경쟁은 지난해부터 고3 교실에서 유명재수학원의 강의를 통신위성수업하는 학교가 늘어나는 이상형태로도 발전되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학생에게 자극을 주고, 부담도 가볍다』는 이유로 이런 강의를 하는 학교 중에는 일부 현립학교도 포함되어 있으나, 대개 사립학교를 중심으로 한 전국의 2백50여 학교이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2명이 한팀이 되어 이어폰을 꼽고 TV화면을 보며 필기를 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교장들은 『필요악』이라고 발뺌하고 있으나 교육학자들은 『개성있는 교육을 해야 하는 학교에서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최근 재수생들의 고통을 말해주는 한 앙케트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 결과 「성적」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었고(70.7%) 「지망학교」 「공부와 생활환경」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런 생활을 1년 이상은 못하겠다」(85%) 「야―! 하고 소리지르고 싶다」(48.2%)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곳으로 가버리고 싶다」(40.7%)등으로 그들의 불안한 심리가 드러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수험생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방법도 나타나고 있다. 사이타마(기옥)현의 도요(동양)대공학부는 지난해 7월 재수생을 상대로 하는 「10월입학제」를 처음으로 실시한 결과 4.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제도는 「가을입학제」라는 세계의 추세와도 맞는다는 점에서 호응을 받았다.
입시위주의 공부는 쉽게 잊혀지게 마련이다. 지난해 일본의 「대학입시센터」가 대학 1년생에게 공통시험과목을 다시 치르게 한 결과 특히 사회·이공계과목에서 급격히 학력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학도서관도 평소 비어 있는 자리가 많은 편이다. 그 점을 학생들은 『입시중심의 공부를 한 결과』라고 설명하기도 한다.<도쿄=박래부기자>도쿄=박래부기자>
◎신입생 선발 방법/시험·특별전형 병행… 유치원·국교부터 경쟁심해
일본교육의 특징중 하나는 입시경쟁에서 다른 어느나라보다 치열하다는 것이다. 대학은 물론이고 중·고등학교에 들어가는데도 어려운 관문이 버티고 있어 재수, 삼수생이 즐비하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유치원이나 국민학교도 아무 곳이나 마음대로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주된 이유중의 하나는 사립유치원이나 국민학교의 경우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같은 재단에서 운영하는 상급학교에 무시험 입학하는 특별전형의 길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의 신입생선발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이 다르고 사립대학이라도 각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다. 일본 사립명문인 게이오(경응)대의 경우 크게 6가지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시험을 통해 선발하는 일반시험입학이 있는가 하면 추천입학 숙내(숙내)입학 귀국자녀입학 유학생입시등도 있다. 여기서 일반시험입시를 제외한 나머지는 특례입학의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일본 문부성이 전국대학에 시달한 95학년도 입시요강에 의하면 단과대학의 경우 추천입시로 뽑는 학생이 입학정원의 50%를 넘지 못하도록 돼 있다.<도쿄=장현규기자>도쿄=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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