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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화재 계속 구조에 어려움/참사현장(일본대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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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화재 계속 구조에 어려움/참사현장(일본대지진)

입력
1995.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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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 40시간만에 극적 구출도/수십만명 도보·차량 탈출행렬/병원도 치료불능상태… 주일미군,담요3만여장 공수 ○…지진발생 3일째인 19일 일본의 자위대와 경찰등 구조대원들은 고베(신호)시의 붕괴된 건물속에 매몰된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계속되는 여진과 화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상구조본부의 대변인은 『구조활동결과 생존자보다 사망자가 더 많아 최악의 상황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베시에는 17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가운데 여전히 식량부족과 식수 전기 가스가 공급되지 않자 시민들은 정부당국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경찰은 1백10만가구에 수돗물공급이 끊겼으며 40만가구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전기공급이 되지 않아 고베시내의 많은 병원들이 환자들의 치료에 큰 애를 먹고 있다. 가이칸병원의 한 관계자는 『X선촬영도 외과수술도 할 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치료는 극히 제한돼 있다』며 『상황은 다른 병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사망자들의 시신으로 가득찬 고베지역 사찰들에서는 시신을 둘 공간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유가족들의 울음소리가 그치질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수십만명의 고베 주민들이 시를 탈출하고 있다. 주민들은 폐허로 변한 시가지를 뒤로 한채 도보로, 자전거로, 또는 자동차를 타고 도시를 빠져나가고 있으며 일부 사람들은 붕대를 감은 채 절뚝거려 전쟁난민들을 방불케 하고 있다. 히로이야마 마코토씨는 아내와 모친, 아이를 다른 곳의 친척집으로 보냈다면서 『이곳은 위험하고 물조차 없는데 어떻게 노모와 아이를 그냥 둘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시내 곳곳에서는 가스누출에 의한 경보음이 하루종일 짜증스럽게 울리고 있으며 가스폭발위험성도 여전히 높다.

 ○…건물더미속에 묻혀 있다 21시간만에 구출된 한 노인(70)은 함께 매몰됐던 자신의 아내가 부르는 노래 덕분에 고통의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내가 10층 아파트의 4층이 붕괴되면서 건물더미속으로 묻힌 뒤 주변에서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들에게 힘을 줘야겠다는 생각에서 「고추잠자리」라는 동요를 불렀다고 밝혔다. 이 건물 4층에 갇혔던 주민 15명이 하루만에 구출됐으나 한명은 사망했다.

 또 40대 남녀 2명이 완전히 무너진 집속에서 40여시간동안 갇혀 있다 극적으로 구조됐다. 18일 하오 6시께 효고(병고)현 니시노미야(서궁)시의 무너져 내린 2층짜리 목조아파트 잔해를 수색하던 구조대는 거의 완전히 매몰된 1층에서 집 주인을 구출한 것. 시미즈씨라는 여인은 다리가 불편했지만 비교적 건강한 상태로 구출됐는데 구조대원들에게 눈물을 흘리며 『구해줘 정말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몇번이고 되풀이했다.

 하지만 무너진 집더미밑에 깔려 있던 노부부가 이웃의 구조노력에도 불구하고 때마침 불길이 거세지는 바람에 결국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와타나베 마사타카(77), 세쓰코(67)부부가 살고 있는 집이 지진으로 무너지자 이웃 대학생인 미야모토 노보히로(23)군은 동생과 함께 집더미속으로 들어가 15분만에 이들을 찾아냈으나 불길이 너무 세 결국 노부부의 애끓는 목소리를 뒤로 한채 되돌아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주일미군은 19일 도쿄 요코다(횡전) 미공군기지로부터 지진피해를 입은 오사카(대판)와 고베(신호)지역에 3만7천여장의 군용담요를 공수했다.

 주일미군이 일본 국내 재해에 대해 원조행동을 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이날 구호작전에는 미군 C130 수송기 6대가 동원됐다.

 일 외무부의 한 관리는 일본 정부는 빌 클린턴 미대통령의 지진구호활동 지원 제의에 따라 미군에 지원을 요청했다며 미군의 재해구호활동은 인도적인 것이므로 60년 체결된 미·일 안보조약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본 보험회사들은 간사이 대지진과 관련, 사상 최고액인 2천억엔(1조6천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형편이라고 업계소식통들이 밝혔다.

 이같은 보험지급액에는 개인차원 생명보험은 제외됐는데 닛코 경제연구소의 경우 최대 2천2백90억엔의 보험금 지급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일보험협회 대변인은 이번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효고(병고)현의 경우 전체가구의 3%만이 지진대책 보험에 가입, 일본전역의 평균가입률 7.2%보다 매우 낮은 상태라고 말했다. 오사카와 쿄토(경도)지역 전체가구의 지진대책 보험가입률은 각각 4.9%와 2.5%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도쿄·고베=이재무·이창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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