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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일본」 어떻게 생각하나/일본 장년층인사 4인에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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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일본」 어떻게 생각하나/일본 장년층인사 4인에 들어본다

입력
1995.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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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이젠 「세계 부균형」 기여할때”/경제대국이미지 탈피 「공존자세」 갖춰야/한국인 의리·화목 좋지만 때론 격정 “흠”□참석자

우미사코 센지 (65·회사원)

스도 준 (63·고베시 외국어대학장)

이와세 미치아키 (61·도예가)

이시카와 기미히로 (55·PPS통신사 오사카지사장)

 일본의 장년층은 70세 이상에 해당되는 일부가 침략전쟁의 주역들이기도 했으나, 대부분은 그 전쟁의 피해자들이었다. 그들은 패전의 폐허 위에서 극심한 식량난을 겪으며 성장했고, 열심히 일해서 세계적 경제국가를 건설했다. 어린 시절 그들에게 드리워졌던 가난과 불안의 흔적들, 혹은 그들이 지녀온 이상등은 경제부국이 된 지금의 일본사회와 문화의 곳곳에 투영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나온 「현대 기혼남성의 여유도를 생각한다」는 한 앙케트조사에서 그 장년층의 초상을 그려볼 수 있다. 이 앙케트에 의하면, 50대 남성 중 18%는 집에서 가져 온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며, 6%는 도시락을 사 먹는다.

 또한 남성 중 71.6%가 「회사에 업적이 좋지 않을 때」 무엇인가 불안을 느끼고 있으며, 이는 중간관리직인 과장급(78.1%)이 가장 심하다. 의식주 등 일상생활의 질에 관해서는 비용이 많이 드는 40대에 불만이 높아지지만, 50대가 되면 경제적으로 만족도가 높아가는 것등으로 나타난다.

 각계에서 활동하는 일본 장년층 인사 4명의 대담을 통해 그들의 관심과 미래에 대한 설계, 한국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상등을 알아 본다.

 ―살아오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언제라고 생각하는가.

 ▲이시카와 기미히로= 2차 대전중에도 그러했지만, 1945년 패전한 이후 10년 정도는 특히 궁색했기 때문에 견디기 어려웠다.

 ▲스도 준= 1945년 패전할 때 나는 한국 진주에 살고 있다가 부모를 따라 귀국했다. 그 뒤 5년 정도가 제일 힘들었다.

 ▲우미사코 센지= 1945년부터 60년까지는 장래의 목표를 정하기 위해 무척 노력을 해야 하는 시기여서 가장 어려웠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이시카와= 일본은 여러 나라와의 관계 속에 발전해 왔으며, 아시아 밖과의 교류도 불가결하다. 그러나 아시아인끼리의 교류를 특히 깊게 하고 싶다.

 ▲스도= 세계 각지를 여행하고 싶다. 특히 한국 경남의 진주, 거창, 마산, 부산등을.

 ▲이와세 미치아키= 도예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다도(다도)를 특히 동경해 왔다. 한국의 도요와 도토(도토), 기술이 삼위일체가 된 것을 규슈지방에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한 지 20년이 지났다.

 ―노후에 대한 구상과 준비는.

 ▲이시카와= 퇴직 후는 아시아 어느 나라에 가서, 절반 정도는 거기서 지내며 사람들과 사귀고 싶다.

 ▲스도= 65세에 퇴직하게 되면 연금으로 생활하게 된다. 지방공무원이기 때문에 공제연금도 받게 된다.

 ▲이와세= 죽기 전까지 도예작업과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

 ▲우미사코= 한국어와 영어등을 좀더 공부해서 각국인과의 교류를 넓히고 싶다.

 ―전후 자민당 정부의 공과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시카와= 평화헌법을 지켜 온 것, 민관일체가 되어 경제성장을 가져 온 것을 평가한다. 공해문제나 토지정책에는 실패했고, 아시아에 대해서는 충분한 보상을 하지 않았다고 본다.

 ▲스도= 자민당은 일관되게 미국과 공존해 왔을 뿐 소련등 사회주의·공산주의 국가의 정치·경제제도는 취하지 않았다.

 ▲이와세= 자본주의 사회 안의 정치의 프로로서 자민당은 필요했으나, 민주주의 대원칙을 지나치게 많이 잊어버린 자신과잉상태였다.

 ▲우미사코= 전후 농지해방, 자유평등에서 국민생활을 안정시켰으나 정권이 오래되면서 오직 등 국민에 해를 끼친 죄도 크다.

 ―21세기 일본의 모습은 어떠해야 한다고 보는가.

 ▲이시카와= 지금까지 국민보건과 문화적 생활은 상당히 발전했다고 본다. 일본은 수출을 지나치게 중시해 왔으나, 21세기에는 세계 속의 일본을 염두에 두고 「기브 앤드 테이크」라는 공평한 자세로 세계의 균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스도= 산업의 공동화가 우려된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줄고 노인들이 늘어나 지금의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없게 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된다.

 ▲이와세= 경제대국의 이미지를 벗어나 주변 여러 나라와 공존하는 자세로 평등하게 교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미사코= 21세기에는 아시아의 동맹과 친구로 협력해야 한다. 또한 각나라 국민의 생활이 풍요롭고 행복하도록 함께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인의 장점과 단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시카와= 개인적으로 한국인으로부터 배우는 것이 많고, 문화적·인간적으로 좋은 영향을 받고 있다. 활력있는 생활태도에 호감이 간다.

 일본인보다 사람 사귀는데 정이 깃들어 있어 좋다. 이 점은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한국인은 자부심이 높으며 일본인을 멸시하는 경향도 있어 보인다. 일본인에게도 해당되는 일이지만, 인간끼리 서로 신뢰하고 언제나 공평한 태도로 사귀고 싶다.

 ▲스도= 장점은 정열적이고 희노애락이 확실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근면하고 노력가가 많다는 것이다. 단점은 한(한)이라든가 과거의 것에 너무 구애를 받고, 회사경영·관리등에 혈연관계를 중시하는 것등이다.

 ▲이와세= 일본인도 같지만 전후 반세기를 지나며 전체가 새롭게 태어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나는 이제까지 단점이 많은 한국인을 만난 적이 없다.

 ▲우미사코= 한국인은 의리가 강하고 생활은 검소하고 조심스럽다고 생각한다. 또 부모자녀의 애정이 강하고 가족이 단결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성격적으로 격정에 흐르는 때도 있다.<도쿄=박래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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