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과열경협방북 조정을(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과열경협방북 조정을(사설)

입력
1995.01.19 00:00
0 0

 작년말 쌍용그룹간부들이 북한을 다녀온 이후 새해들어 대기업들의 투자협의를 위한 방북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방북서 돌아온 대기업 간부들은 무슨 거대한 사업계획을 합의했거나 북한으로부터 특별한 경제활동의 허가장이나 받은듯 의기양양해 하고 있고 나머지 기업들도 방북을 서두르고 있는 형편이다. 방북하지못한 대기업은 마치 「팔불출」인듯 너도나도 식의 방북경쟁은 과열기미마저 보여 일련의 상황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물론 작년11월8일 정부의 대북경협 활성화 조치이후 기업들의 북한진출은 예상됐던 일이기는 하나 남북관계가 여전히 꽁꽁 얼어붙은 상황임에도 다녀온 기업간부들이 봉제임가공에서 전자부품과 화학제품, 도로·통신등 사회간접시설에 대한 투자계획을 경쟁적으로 밝히고 있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남한정부와는 대화를 거부하고 등을 돌리되 민간기업의 북한진출은 적극 허용하는 이중전략은 이미 알려진 것이지만 실리만 취하려는 저들의 전략대로 대북경협이 이상과열을 빚는 것은 깊이 재고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다녀온 기업들은 저마다 큰 사업약속을 얻은 듯 자랑스럽게 밝히고 있으나 실천하는데는 위험과 난관등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같은 계획등은 방북중 김정우 대외경제협력 추진위원장 및 이성대 대외경제위원장등과 협의후 나온 것으로 자세히 살펴보면 몇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가 있다.

 즉 북한은 남한기업들의 경쟁적 심리를 최대한 이용, 마치 독점적 협력을 하는듯 기업마다 특혜를 다짐하는 한편 무엇이든지 북한에 투자해줄 것을 유도하고 있는 점이다.

 하지만 현재 기업들의 대북진출은 위험한 사막에 진출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신변안전과 투자자금의 회수, 각종 손해대책, 과실·송금등의 확고한 보장이 없다. 북한은 외자의 투자촉진을 위해 외국인투자법등 20여건의 관계법령을 마련했다고 하나, 정확하게 시행한다는 보장도 없는데다 각종 법령만 해도 곳곳에 간섭과 불합리점등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남북경협을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상적인 교역과 투자를 위해서는 투자보장 및 2중과세방지협정, 관계자의 자유왕래보장협정등이 선행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남북대화가 반드시 재개돼야 한다.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상태에서, 또 아무런 보장협정이 없는 상황에서의 경협은 늘 위험이 뒤따르는 비정상적인 거래가 될 게 뻔하다.

 우선 남북당국간의 대화재개―경협을 위한 각종장치의 마련이 될때까지 기업들은 자제해야 하며 방북은 현지시찰로 끝나야 된다. 아울러 당국은 무모한 방북행렬을 불구경하듯 해서는 안된다. 정상적인 경협, 원활한 경협을 위한 대화재개를 끈기있게 제기할 필요가 있다. 또 기업들이 과열하지 않도록 조정에 나서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