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비롯 북서 발표 시/번역소설·동화 등 수록/일대기 출간·시집 곧 선봬 30∼40년대에 당대 최고시인으로 인정받았던 월북시인 백석(백석·본명 백기행·백기행·1912∼?)의 시와 번역소설, 동화가 발굴 소개된다. 해방기에 발표한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이후 거의 조명을 받지 못해온 백석이 40∼60년대 만주와 북한에서 쓴 시 40여편과 번역시 12편이 도서출판 지나에 의해 「시인 백석일대기」와 「백석시집」으로 정리돼 나온다. 전4권중 2권이 나온 「일대기」에는 일제때 번역한 토머스 하디의 「테스」와 재북시절 번역한 숄로호프의 「고요한 돈강」, 러시아 작가 파블렝코의 「행복」과 단편동화가 함께 들어 있다. 유일한 시집으로 알려진 「사슴」 외에 북한에서 펴낸 시집도 소개되고 있다.
이들 책에는 59년 북한 「조선문학」 6월호에 발표한 「이른 봄」 「공무려인숙」 「갓나물」 「동식당」 「축복」, 그 해 9월호의 「하늘아래 첫 종축기지에서」 「돈사의 불」, 60년 3월호의 「눈」 「전별」과 40년대 만주의 한국어신문 만선일보 40년 7, 8월치에 실린 「고독」 「설의」 「고려묘자(꺼우리무―스)」등 20여편이 실려 있다. 54년 3월 연변교육출판사가 낸 러시아 시인 「이싸꼽쓰키시초」에서 번역한 시 「까츄샤」등 12편도 골라냈다. 북한에서 내놓은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시집 「집게네 네 형제」의 「우렁이」 「나무나무 일곱동무」등 작품20편도 소개된다.
이들 작품중 북한 문예지에 발표된 것은 일제강점하 민중의 전형을 평안도 특유의 토속어와 독특한 시체로 그려내거나 가없는 연민으로 자기내면을 응시하는 백석 시의 본령에서는 다소 벗어나 있다. 59년 「조선문학」 6월호에 실렸던 시 「공무려인숙」처럼 당과 조국에 대한 찬양이나 노동의 의미를 강조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만선일보에 실린 「나는 고독과 나라니 걸어간다/희파람 호이 호이 불며/교외로 풀밧길의 이슬을 찬다//문득 녜일이 생각키움은―/그 시절이 조앗젓슴이라/뒷산 솔밧속에 늙은 무덤 하나/밤마다 우리를 맛어 주엇지만 엇더냐!//그 때 우리는 단 한번도/무덤속에 무엇이 무처는가를 알라고 해본 적도 늣겨 본적도 업섯다/떡갈나무 숩에서 부헝이가 울어도 겁나지 안엇다…」<시 고독 중에서> 를 비롯해 「설의」 「고려묘자」등에는 백석의 쓸쓸한 시정이 우러난다. 시 고독 중에서>
번역과 아동문학활동을 하던 백석은 63년말께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도서출판 지나대표 송준(33)씨는 『이번 작품소개를 계기로 백석 재조명작업이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김범수기자>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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