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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갈등 타협 뒷얘기들/DJ-이대표 서신교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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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갈등 타협 뒷얘기들/DJ-이대표 서신교환 있었다

입력
1995.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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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불변 당문제 수습 잘해달라” DJ편지/KT,창당자금 50억원 조달계획까지 마련 민주당전당대회 갈등의 「벼랑끝 극적타협」 이면에는 흥미진진한 뒷얘기들이 숨어 있다. 그중에서도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과 이기택대표간의 비밀서신교환, 이대표의 탈당과 함께 이루어질 뻔했던 김이사장의 동시 탈당발표, 이대표의 창당 시나리오등에 얽힌 얘기들은 막전막후의 숨가쁜 순간들을 보여 주는 대표적 예이다.

 김이사장이 양측의 밀사였던 김정길 전최고위원을 통해 극비리에 이대표에게 서신을 보낸 것은 7일. 내용은 『이대표에 대한 믿음에 변함이 없다. 당내문제를 적절히 잘 수습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는 『지긋지긋하다.구멍가게정당이라도 내맘에 맞는 사람과 정치하겠다』며 탈당불사라는 배수진을 친 이대표를 달래기위한 김이사장이 제시한 육성 카드였다.

 그러나 이대표는 바로 다음날 개입의혹을 벗고자하는 김이사장에게 공개담판을 요구한 데 이어 김전최고를 통해 『당내문제를 놓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싶다』는 답신을 보냈다. 그러나 김이사장은 이대표의 회동요구를 한마디로 거절했다. 이대표가 김이사장을 「당의 실질오너」로 부르며 정면대결로 나선 이면에는 이런 배경이 깔려 있었다.

 『이대표가 탈당하면 같이 당을 떠나겠다』는 것은 김이사장이 지난해 12·12투쟁이후 당내문제가 고비를 맞을 때마다 측근들에게 해 온 얘기라는 후문이다. 양 계파를 협상테이블에 앉히기 위한 압박용이란 해석도 있지만 당시 이대표측의 생각은 달랐다. 김이사장이 2월전당대회안을 양보하지 않으면서 탈당의사를 비친 것은 이대표의 탈당이후 쏟아질 「호남당」 「김대중당」이란 이미지를 깨기 위한 명분용으로 분석했던 것이다.

 그뒤 김이사장의 완전정계은퇴를 요구한 이대표의 제주발언과 이대표를 만나지 않겠다는 김이사장의 귀국후 발언으로 갈등의 파고가 높아졌고 이대표는 원외인사접촉등 신당창당준비에 들어갔다. 당시 이대표측은 초기자금으로 필요한 50억원을 조달하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짰다. 특히 지지그룹중 지역구의원은 동시탈당하되 전국구의원은 이대표지지선언을 하면서 당내에 잔류한다는 일정도 마련했다.

 하지만 이같은 신당창당의 극비 시나리오는 엉뚱하게 표출돼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겼다는 후문이다. 『분위기를 전하라』는 이대표의 지시를 받은 공보비서가 지난 16일 기자실을 방문, 대표직사퇴―탈당―신당창당이란 전모를 전격 공개해 버렸기 때문이다. 이대표의 한 측근은 이를 『이대표의 탈당결심을 기정사실화하기 위한 탈당파의 친위쿠데타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날의 해프닝은 결국 현실로 다가온 탈당에 대한 자파및 동교동계의 불안감을 자극, 탈당이 아닌 타결이란 정반대의 결론을 낳았다.<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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