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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유럽/“북한시장 선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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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유럽/“북한시장 선점하라”

입력
1995.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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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기 마지막 시장·동북아 경제요충지” 눈독/한국/“경협이자 통일사업” 재벌그룹 방북 러시/미국/코카콜라이어 맥도널드·모토로라도 타진/일본/나진·선봉 이외 평양·개성까지 조사마쳐/유럽/ING 합작은 추진·불도 통신분야 노려 북한시장을 놓고 한국과 미국 일본 유럽 등 서방국가들이 각축전에 돌입했다. 북한이 김일성사망후 적극적인 개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다 북핵문제가 해결되면서 북한과 서방과의 경협이 아주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금세기 마지막 시장」이자 「동북아의 경제요충지」인 북한시장에 눈독을 들이면서 교두보확보를 위해 사무소설치 시장조사 사업계획제시 등 워밍업에 들어간 것이다.

 특히 미국의 북한에 대한 금수조치(엠바고)해제는 시간문제로 관측되고 있어 북한경제의 족쇄인 금수조치가 풀릴 경우 서방기업의 북한투자는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과 일본과의 전쟁배상금협상도 곧 재추진될 전망이다. 북한이 배상금형식으로 개발자금을 확보할 경우 북한의 경제개발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방기업들이 이때를 대비하여 사전포석단계의 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남북경협은 남다르다. 남북경협은 경제적 이익도 중요하지만 민족염원인 「통일사업」이나 마찬가지다. 우리정부가 북핵문제해결후 기업의 고삐를 풀어주자마자 각 재벌그룹들이 속속 북한을 방문, 상담을 벌이고 있다. 쌍용 대우 삼성 신원그룹등이 조사단의 방북을 통해 이미 사무소설치 합작공장운영 임가공확대등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확정, 성사단계로 접어들었다. 또 한화그룹이 17일 조사단을 북한에 파견했고 현대 동양그룹등도 늦어도 2월중 방북할 계획이다. 쌍용 대우는 다음달 중국 베이징에서, 삼성도 다음달 평양에서 후속실무협상을 갖고 경협사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LG 선경 코오롱 고합 미원그룹등도 늦어도 올상반기중 북한을 방문, 그동안 논의되어온 남북경협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방북하지 않은 그룹은 팔불출』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남포공단 및 나진·선봉경제특구개발, 철도등 주요 사회간접자본(SOC)건설, 전자 섬유 시멘트 과자등 합작공장건설, 연락사무소설치등 주요 프로젝트가 무르익어 가고 있다. 청산계정설치 직항로개설등이 이루어질 민간기업의 경협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자본주의의 종주국인 미국의 발걸음이 예사롭지 않다. 미국기업들의 고위임원들이 잇따라 북한을 방문하고 있다. 미국자본주의 상징인 코카콜라사는 최근 북한진출을 위해 유엔주재 북한대사 박길연을 본사로 초청, 북한진출 방안을 협의했다. 코카콜라사는 엠바고가 풀릴 경우 가장 먼저 북한에 진출할 미국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맥도널드햄버거 모토로라 AT&T 씨티은행등 미국의 대표적인 다국적 기업들도 북한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일본기업들은 더 적극적이다. 미쓰비시 마루베니등 일본의 주요기업 조사단들은 지난해 이미 북한을 방문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본기업의 조사단들은 나진·선봉지역뿐만 아니라 평양과 개성까지도 방문, 투자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측이 외국기업들의 투자유치에 골몰하고 있는 나진항구의 개발도 일본정부는 이미 한반도점령시절에 중국 진출의 병참기지로 구상, 개발안을 마련했었기 때문에 일본기업들이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분야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쟁배상금협상은 일본의 북한진출에 있어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세도 만만치 않다. 네덜란드국제은행(ING)은 서방은행으로서는 최초로 북한진출을 확정했다. ING는 오는 25일 북한과 합작은행설립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독일의 기업체대표들도 지난해 북한을 방문, 사업계획을 협의했고 상대적으로 친북성향이 강한 프랑스도 통신분야진출을 노리고 있다.<이백만·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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