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위조수표 식별장치/무궁화무늬­물음표/컬러복사기 앞엔 맥못춘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위조수표 식별장치/무궁화무늬­물음표/컬러복사기 앞엔 맥못춘다

입력
1995.01.17 00:00
0 0

◎무궁화무늬/너무흐릿 전문가 아니면 확인 어려워/물음표 표시/크기작고 그나마 흑백복사에만 반응/고도의 위조방지기술 개발 시급 자기앞수표의 위조방지장치가 허술해 역할을 못하고 있다.

 현재 자기앞수표에는 위조방지를 위해 두가지 장치가 돼있다. 첫번째는 수표 왼쪽 중앙에 숨겨진 무궁화 무늬. 이 무늬는 수표를 햇빛이나 불빛에 비춰보면 나타난다. 따라서 위조수표를 빛에 비춰보면 무궁화 무늬가 없기 때문에 위조임을 알 수 있다.

 두번째는 오른쪽 가장자리 3개의 연속 네모꼴속에 숨겨진 물음표(?)다. 이 물음표는 수표를 복사하면 네모꼴 3개 전체에 확연히 나타나 위조수표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장치 모두 실제로는 제대로 기능을 하지 않아 유명무실하다.

 우선 진짜 수표를 불빛에 비춰보아도 무궁화 무늬는 형상을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흐릿하다. 전문가가 아니면 무늬가 있는 것조차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위조수표를 불빛에 비춰 아무 무늬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진짜와 비교해 가짜라고 단정하기가 쉽지 않다.

 물음표는 수표를 시중의 흑백복사기로 복사하면 상당히 분명하게 나타난다.  문제는 흑백 복사기로 위조수표를 만들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컬러복사기로 자기앞수표를 시험복사한 전문가들은 『진짜수표를 복사하면 물음표가 나타난다는 한국은행과 조폐공사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단언한다.

 시중에 있는 고성능 컬러복사기 여러 기종을 사용해 수표를 복사한 결과 물음표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다. 물음표가 나타나는 기종의 복사기에서도 수표를 복사하는 방향에 따라 전혀 나타나지 않는등 물음표의 이른바 「복사 반응도」가 크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들도 문제점을 인정한다. 이들은 『물음표가 숨겨진 네모꼴의 크기가 작아 컬러복사시 주변의 색상이 퍼져 물음표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복사방향에 따라 물음표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 것도 시인했다.

 15일 검거된 수표 위조범 일당이 일제 캐논 CLC―10 컬러복사기로 복사, 사용한 10만원권 위조수표 1백10장에도 물음표는 나타나지 않았다. 범인들은 검거된후 『물음표등의 위조방지장치가 있는 줄 몰라 별다른 조작없이 그냥 복사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이번 사건발생후 『숨겨진 물음표대신 X자 표시가 한층 선명히 나타나도록 하고, 네모꼴 크기도 1.5배가량 확대한 자기앞수표를 2,3월께부터 발행할 계획』이라고 위조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측도 『복사후 X표를 지울 수 있고, 고도의 복사기술을 이용하면 선명도를 현저히 낮출 수 있어 근본적인 위조방지책은 못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복사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맞춰 고도의 위조방지 기법을 수표제작에 이용하는 것과 함께, 개인이나 업소등에서 수표를 받을 때 무궁화무늬를 확인하고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등 수표 사용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을 습관화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 장기적으로는 여러차례 유통되는 자기앞수표대신 신원확인용 수표카드와 함께 사용하는 개인수표를 도입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성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