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소·합작공장 등 합의/정부 “정경분리” 방침지속/미 금수해제땐 투자 더욱 활발해질듯 『가자! 북으로』
민간기업차원의 남북경협이 새해들어 빠른 속도로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해말 쌍용그룹에 이어 올해초 삼성 대우그룹이 대북투자조사단을 북한에 파견, 북한사무소설치 합작공장가동 등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현대 LG 동양 신원그룹등도 이달말이나 다음달초 대북투자조사단을 현지에 보낼 계획이다.
특히 미국은 미국내 북한자산에 대한 동결조치를 해제한데 이어 조만간 대북 금수조치(엠바고)를 해제할 방침인데 이를 계기로 코가콜라 AT&T등 서방기업들의 북한진출이 본격화할 경우 남북경협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는 이와 관련, 남북경협을 정경분리원칙에 의해 민간기업주도로 추진한다는 내부방침을 정해 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북진출의 선두주자는 대우그룹이다. 대우는 이미 추진중인 남포시범사업의 범위를 확대하고 평양에 사무소를 개설키로 북한과 합의, 우리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박5일간의 북한방문을 마치고 16일 북경으로 돌아온 대우그룹 대북조사단은 북경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평양방문이 매우 성공적』이라며 『남포시범사업 추진에 필요한 기술교육문제, 가동가능시기등 공장가동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조사단장인 (주)대우의 이경훈 부회장은 『섬유등 경공업제품의 임가공과 철강 비철금속제품의 교역확대 방안이 거론됐으며 전자분야 협력사업, 나진선봉지역의 사회간접자본 투자문제도 구체적으로 협의됐다』고 말했다. 그룹관계자는 이와 관련, 『남포시범사업은 이미 셔츠 블라우스 재킷 가방등 4개분야 사업을 위한 공장 3개를 완공한 상태』라며 『이번 방북을 통해 기술자파견과 공장에 들어갈 시설재반출문제등 공장가동을 위한 구체적인 사항들이 협의됐다』고 말했다. 대우그룹은 이와 함께 지난 92년 1월 김우중회장이 삼천리총회사측과 합의한 9개분야 합작사업중 신발 메리야스등 나머지 분야도 조만간 착수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또 『남포시범사업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평양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선봉지역에도 지사형태의 사무실을 운영하는 문제도 협의됐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강진구 삼성전자회장을 단장으로 한 대북투자조사단도 5박6일간의 북한방문일정을 마치고 이날 북경에 도착했다. 강회장은 『구체적인 후속협의를 위해 다음달말 10명내외의 실무진이 다시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그룹은 이번 방문을 통해 나진·선봉경제특구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공단조성사업 및 전자전기부품공장 식료품가공 공장등의 합작사업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그룹은 다음달 중국 북경에서 북한당국자들과 후속협의를 벌일 계획인데 나진·선봉지구에 오피스텔을 건설하는 방안과 시멘트공장합작설립등을 최종 마무리할 계획이다.<유동희 북경특파원·이재렬기자>유동희 북경특파원·이재렬기자>
◎강진구 삼성회장/“사회간접시설 건설 집중협의”/북선 전자공장 희망… 내달 재방북
―방북성과는.
『북한측이 전자 및 부품공장의 진출을 희망했다. 또 사회간접시설 건설을 위한 엔지니어링분야와 임가공분야의 참여에 대해 협의했다. 그러나 아직 합의된 것은 없다. 다음달말에 10명내외의 실무진을 다시 파견,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시킬 것이다』
―본격적인 생산은 언제쯤 가능하나.
『전자부문진출을 희망하고 있는 삼성그룹으로서는 부품산업의 진출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몇년이 더 지나야 생산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방문지역은.
『평양과 나진·선봉지역을 방문했다. 함흥시 김책시등도 방문하려 했으나 북한측이 거부했다』
―이건희 회장의 방북도 협의됐나.
『이회장 방북문제는 일절 거론되지 않았다』
―북한의 투자여건은.
『나진·선봉지역의 사회간접자본시설이 열악하다. 한국기업의 본격적인 진출은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본다』
―북한의 사회간접자본 건설계획은.
『북한측은 중국의 훈춘―샛별―나진―선봉지역을 잇는 고속도로 건설에 이미 착수했다고 밝혔다. 북측은 우리에게 나진·선봉구간의 왕복 6차선 터널공사현장을 보여줬다』
◎이경훈 대우회장/“남포 의류공장 가동시기 논의”/철강·비철금속 교역확대 방안도
―방북성과는.
『아주 성공적이었다』
―누구를 만났나.
『대외경제위원회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 삼천리총회사등의 관계자들과 만나 대우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대북사업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방문지역은.
『평양과 남포만을 방문했다. 나진·선봉지역은 들르지 못했다』
―협의내용은.
『남포공단안에 설립될 셔츠 및 재킷 생산공장 건설사업과 관련, 기술교육과공장가동 시기를 협의했다. 또 섬유등 경공업제품의 임가공과 철강 비철금속등의 교역확대 방안, 나진·선봉지역의 사회간접자본 투자 및 전자사업 투자등에 관해서 논의했다』
―구체적인 성과를 말해달라.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그룹에서 내부검토후 공개할 것이다』<북경=유동희특파원>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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