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4당체제 출범 아직은 변수많아/지방선거전 물밑 세축적 계속될듯 YS(김영삼)와 JP(김종필)의 결별이 기정사실화되고 DJ(김대중)와 KT(이기택)의 별거가 구체화되는 신년벽두 정국의 소용돌이는 어디로 흘러갈까. 민자당과 민주당의 양당체제로 운영되던 정국구도가 JP 및 KT변수를 맞아 전면적으로 뒤흔들리면서 정치권의 재편여부와 새틀짜기가 최대관심사로 부상했다.
JP와 KT의 탈당및 신당창당을 현상적으로만 보면 90년의 3당통합이 계기가 된 여야 2당체제가 다시 4당체제로 환원된 것을 의미한다. 88년 13대총선으로 초래된 「1노3김」구도가 7년만에 「3김1이」로 바뀌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외형적 역학관계의 변화를 낳은 내부동인들이 과거와 크게 다른데다 이처럼 분화된 정치세력은 그 자체로 또다른 합종연횡의 서막이라는 점에서 이른바 정계개편논의가 수면위로 급격히 부상될 조짐이다.
특히 분당상황까지 치달아온 여야의 직접적 속사정을 보거나 새살림을 차리려는 세력의 현실적 규모및 잠재력만을 고려하면 아직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점치는 것은 섣부르다는 분석도 상당하다. 하지만 일련의 정치세력분화의 중심에는 세대교체론과 내각제라는 양대축이 있고 알게 모르게 지역패권주의의식도 깔려있다는 측면에서 그 파장을 예측키 어렵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정가관측통들은 이미 정계재편을 시간문제로 전망하면서 그 시기와 방향, 이합집산의 대상과 폭을 다각도로 저울질하고 있다. 이와관련, 관측통들은 일단 『집권세력이 원내 안정의석을 잃지 않는 한 단기간에 대지진이 일어나기는 힘들 것』이라며 『지자제선거까지는 사실상 YS당과 DJ당의 양당체제로 운영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들은 특히 『지자제선거에서 YS당은 충청권정서의 향배가, DJ당은 비호남정서가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서두르기보다 내부적으로 집안단속과 인적 수혈을 강화하며 96년의 15대총선을 겨냥하는 장기포석에 더욱 치중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반면 이들도 하나의 가능성 차원에서 「YS와 KT의 연합」 「DJ와 JP의 연대」 또는 「JP와 KT의 악수」등이 단기적으로 형성될 수 있음을 배제하지 않는다. 특히 집권세력의 경우 JP의 이탈로 인한 충청권의 동요가 비민자정서의 대구·경북지역까지 영향을 주는 「도미노현상」이 우려될 경우 지자제선거전이라도 제3의 세력에게 손을 내밀 수 있다는 얘기이다.
또 JP신당이 내각제카드를 당론으로 내세워 여야에 산재한 「3김이후」세대에게 손짓할 경우 적잖은 잠재적 공감대를 확보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차기문제와 관련한 DJ와 KT의 선택에도 영향을 주리라는 시각도 많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JP와 KT로부터 각각 일격을 맞은 YS와 DJ가 손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과연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대한 정가관측통들은 집권세력이 「세계화=세대교체」로 등식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들어 대부분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 지자제선거 이후 정국상황이 두김 모두에게 급전직하로 악화될 경우에 대한 예단은 삼가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적어도 지자제선거전까지는 「3김1이」의 「2강2약」구도가 또한번의 정계재편이라고 불릴 만한 변화를 겪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권이 개혁성향의 YS그룹과 보수성향의 비YS그룹으로 나뉨에 따라 비DJ성향의 야권일부세력을 신여권쪽으로 끌어당기는 유인은 되겠지만 이것이 구체적 행동으로 드러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여권과 야권의 동시분화로 시작된 정국구도의 불안정과 불균형은 지표밑에서 정치판 전체를 뒤집을 수 있는 힘을 부단히 축적하게 될 것이며 올 하반기부터 그 힘이 분출되는 방향도 좀더 뚜렷해질 것이다.<이유식기자>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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