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와 동거하는 사람중 31%만 장남과/60세이상 4백3만명… 86%가 만성질환 우리나라의 만60세이상 인구는 4백3만6천명. 이들중 40%이상이 자녀와 떨어져 살고있고 60%이상은 석달에 한번조차도 자녀들과 만나지 못한다. 사회적으로는 60세가 되면 노인취급을 당하게 되나 이들이 스스로 노인임을 인정하게 되는 시기는 그보다 훨씬 늦은 64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책임연구원 이가옥·44)은 14일 이같은 내용의 「노인생활실태 분석 및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이 자료는 우리사회 가족단위 거주형태와 세태변화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4월4일부터 한달간 전국 1백6개 표본조사구 노인 2천4백17명(1천8백74 노인가구)에 대한 조사를 토대로 한 이 보고서는 통계청의 통계·공표승인을 받아 노인문제 연구의 값진 기초자료로 평가된다. 이 조사에서는 우선 「장남동거·부모부양」이라는 전통적 관행이 급격히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와 떨어져 살고있는 노인은 전체의 41.0%로 배우자없이 홀몸인 경우가 11.9%, 부부노인은 29.1%이다. 불과 6년전인 88년 당시의 비율이 24.7%였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급증추세다.
자녀와 동거하는 노인비율은 53.8%로 장남동거노인이 31.4%, 장남이외 자녀와 동거하는 노인이 22.4%로 나타나 비장남 부양비율도 증가추세를 보였다.
별거노인들의 자녀접촉빈도는 상당히 낮은 편이다. 별거노인들중 고작 39.5%만이 3개월에 한번 이상 자녀와 만나고 있다. 주1회 이상 자주 만나는 노인은 31.3%인데 흥미있는 것은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노인의 비율(32.9%)이 없는 노인(29.6%)보다 더 높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노인사회의 「부익부 빈익빈세태」로 비유하기도 했다. 자녀와 동거하기를 바라는 노인은 86년 갤럽조사시 83.3%보다 엄청나게 낮아진 47.2%에 불과, 자녀의존적 경향이 현저하게 사라져가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별거희망 노인들은 「따로 사는 것이 편하고 좋아서」(73.4%)를 가장큰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정작 자립을 가능케 하는 노인들의 경제적 사정은 이러한 희망에 미치지 못한다. 노후대책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주택소유(44.8%) 저축(16.2%) 건강유지증진노력(20.6%) 보험·연금가입(7.6%) 등을 들었으나 실제로 이중 한가지도 준비하지 못한 노인이 절반 가까운 45.7%나 됐다. 노인들의 주수입원은 여전히 자녀도움(44.3%)이며 평균월수입은 20만9천원이다.
노인중 85.7%는 3개월이상의 관절통 요통등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여자(91.7%)가 남자(77.1%)보다 비율이 높고 질병중 치매(95.7%)가 일상생활에 가장 큰 지장을 주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73·6%가 「과거에 비해 젊은이의 존경을 덜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노인들은 일반적 퇴직연령보다 9세 가량 높은 64세를 기력이 쇠퇴하는 시기이자 적정정년으로 생각하고 있다. 선진국이 일반적으로 기준하는 65세에 우리 노인들의 생각이 사회통념보다 오히려 근접해 있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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