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시효관계없이 재심수용/「언론통폐합」등 재판에도 관심 서울민사지법이 13일 『80년 신군부가 전 신민당국회의원 박영록(74)씨의 재산을 제소전 화해절차를 통해 강제 헌납받은 것은 무효』라고 판결, 신군부의 재산 강제헌납조치의 위법성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판결은 신군부의 조작된 「제소전 화해」절차에 의해 재산을 빼앗긴 정치인 41명에게 재산을 찾을 수 있는 길을 열어 준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신군부의 초법적 재산몰수 조치의 부당성을 지적한 것이어서 다른 형태로 재산권을 빼앗긴 피해자들의 소송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판결에서 법원은 민법상의 손해배상청구시효(3년)와 관계없이 재심청구를 받아 들여 80년 언론통폐합조치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시효소멸을 이유로 패소판결한 상급심의 판단이 주목된다.
이번 판결이 과거의 다른 소송과 구별되는 특징은 신군부가 당사자의 위임을 받지않은 「무권변호사」를 내세워 박씨가 임야 7만여평의 소유권을 국가에 양도키로 합의한 것처럼 만든 제소전 화해의 불법성을 지적한데 있다.
이전의 몰수재산환수청구소송은 「국가와 개인간의 불평등 관계에서 비롯된 강제 수용」여부, 즉 재산헌납이 신군부의 강요에 의한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일부 소송에서는 신군부측의 강압을 이유로 원고승소 판결했으나, 대부분 강압적 요소를 인정하더라도 법적경제적 안정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재산헌납조치를 무효로 할 수는 없다고 판결했다.특히 하급심에서는 강압에 의한 의사를 취소할 수 있었던 시점, 즉 손해배상 소멸시효(3년)의 기산점에 대해 ▲80년 당시 ▲87년 6·29선언이후 ▲88년 2월 6공 출범이후 ▲88년 12월 언론청문회 이후등 다양하게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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