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대우·LG도 지자체협력안 추진/본사 연고지이전·현지법인 등 삼성등 대형 재벌그룹들이 본격적인 지방화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지역책임자를 두거나 본사를 연고지로 옮기며 현지법인을 설립하는등의 지방화전략 수립에 나섰다.
삼성그룹이 13일 재계에서는 처음으로 지역장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데 이어 현대 대우 LG등도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강화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방자치제가 본격화할 경우 현재 중앙정부에 집중되어 있는 권한이 도지사 광역시장등 단체장에게 대폭 위임되어 지방정부와 협력하지 않고서는 사회간접자본(SOC)개발참여 건설공사수주 납품등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특히 올해부터 15개 시도단체별로 현재 중앙정부의 신경제5개년계획과 같은 중장기 지역개발5개년계획을 자체적으로 수립, 시행토록 할 방침이어서 재계의 지방화경영전략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민선단체장으로서는 지역발전에 기여도가 큰 기업에 SOC개발권이나 건설용역등을 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주요 계열사의 본사를 공장소재지등 연고지역으로 이전하거나 지방사업을 관장할 별도법인을 해당지역에 설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이날 ▲경기지역 문병대 삼성전자전무 ▲중부지역 김시균 삼성전기전무 ▲경북지역 이충전 삼성전자상무 ▲호남지역 채동석 삼성전자상무 ▲부산지역 김종흔 삼성전관전무 ▲영남지역 황의선 삼성항공전무등 6명을 지역장으로 임명, 활동케 했다.
지역별 관장범위는 경기지역의 경우 인천 부천 수원 기흥 용인 성남등이고 중부지역은 대전 조치원 서산 천안 충주 청주, 경북지역은 대구 경산 구미, 호남지역은 광주 전주 목포 여천, 부산지역은 부산 울산 제주, 영남지역은 창원 거제 마산 진주등이다.<이백만기자>이백만기자>
◎지자제시대 서울중심 경영탈피/“지방정부에 잘보이자” 로비 늘듯(해설)
재계가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지방경영」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 삼성그룹의 지역장 임명은 앞으로 탄생하게 될 지방정부와의 협력체제강화를 위한 사전포석이라 할 수 있다. 재계가 밖으로는 세계화경영에 박차를 가하면서 안으로는 지방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본격적인 지방자치실현은 정치뿐만 아니라 기업경영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와 같은 강력한 중앙집권체제하에서는 서울의 그룹본사차원에서 중앙정부와 협력하면 그만이었다. 서울에서 모든 일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재벌그룹은 물론이고 주요 대기업들이 본사를 서울에 두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그러나 민선단체장 선출로 지방정부가 제 역할을 하게 되면 사정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재정경제원도 올해부터 시도별 지역개발5개년계획을 수립, 운용토록 할 계획이다. 이는 시·도등 지방정부와의 관계가 좋지 않으면 해당지역의 사업권을 따내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앙정부에 대한 로비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지방정부에 대한 로비도 무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재계의 지방화전략은 삼성의 지역장제 도입을 계기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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