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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신탁 금지 예외 너무많다(부동산실명제:5·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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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신탁 금지 예외 너무많다(부동산실명제:5·끝)

입력
1995.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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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의 실현” 취지퇴색 우려/기업업무용·외지인농지·종중땅 악용 소지/과거위법 불문땐 투기방지법 유명무실화 실무자가 만든 정부의 부동산실명제 시안은 개혁성이 부족해보인다. 명의신탁을 인정해주는 예외조항이 지나치게 많으며 명의신탁자에 대한 처벌도 형평을 전혀 무시한 면이 여기저기서 발견되고 있다. 

 이 시안은 여론수렴 부처간협의등을 통해 상당부분 내용이 보완될 것이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부동산실명제의 기본시안이나 정부관계자들을 통해 간간이 흘러나오고 있는 기본방향대로라면 『부동산투기와 음성불로소득을 발붙이지 못하게 하고 경제정의가 보다 확고히 세워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정부가 밝힌 부동산실명제의 도입취지는 찾기 어렵다. 정부는 『미래를 위해 과거를 묻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처럼 많은 예외를 인정하는 상황에서는 『미래도 보장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가 추진중인 부동산실명제의 기본방향에 대해 관계자들이 한결같이 지적하고 있는 부분은 명의신탁을 인정하는 예외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예외는 ▲기업의 업무용 부동산 ▲신탁법에 의한 신탁등기 ▲채무변제용 담보등기 ▲배우자간 명의신탁 ▲종중땅 ▲외지인이 소유한 농지등이다.

 관계자들이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는 예외부분은 기업의 부동산에 대한 명의신탁 인정과 외지인소유의 농지부분이다.

 기업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기업부동산을 단기간 명의신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정부의 안이지만 기업의 순수한 공장용지문제는 명의신탁이 아니라도 해결할 방법이 많다. 전국의 공단중 분양되지 않고 있는 면적만도 5백36만평에 달한다. 정부가 정한 좋은 입지에는 들어가지 않고 굳이 자신들이 원하는 땅에만 공장을 짓겠다고 하는 것이 국내기업인 셈이다. 또한 삼성이 승용차공장후보지를 물색하자 부산에서는 원하는 지역을 공단으로 지정하고 싼값에 공급하겠다고 나섰고 대구나 호남지역등에서도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시했었다. 몰래 땅을 사지 않고도 공장을 지을 수 있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농지의 경우 1%만이라도 영농의사가 있으면 외지인이 소유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 일년에 3∼4일만 소유농지에 가서 모를 심거나 수확을 거들면 영농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고 명의까지 인정한다는 얘기다. 사채업자가 주로 이용하는 양도담보도 인정될 수 없는 부분이고 종중땅도 유령종중을 만들어 투기에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결국 예외를 최소화하거나 아예 두지 말아야 실명제의 실효를 거둘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과거를 묻지 않는다는 정부의 기본원칙도 지금까지 법대로 산 사람과의 형평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며 부동산투기를 막기 위해 마련된 각종 법들을 사문화시킬 우려가 높다. 과거를 묻지않고 실명을 허용할 경우 국토이용관리법 농지개혁법 택지소유상한법 주택건설법등 무려 9개법의 부동산투기방지 관련조항들이 유명무실해지고 마는 것이다.

 성균관대 김태동교수는 『지금까지 드러난 정부방침은 허점투성이다. 많은 허점을 제대로 보완하지 않고선 경제정의 실현도 부동산가격 안정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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